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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왜 기후변화 대응에 유난히 적극적일까?
독일 베스트팔렌주의 롬머스키르헨에서 수많은 환경운동가들이 석탄 수송용 철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더 많은 기후보호 행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9.6.22
독일 베스트팔렌주의 롬머스키르헨에서 수많은 환경운동가들이 석탄 수송용 철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더 많은 기후보호 행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9.6.22ⓒAP/뉴시스

독일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기후변화라는 주제가 말 그대로 어디나 있음을 쉽게 발견할 것이다.

독일에서는 신문과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사람들은 끝없이 기후변화를 논한다. 광고에서는 기업들이 자기네 상품이 친환경적이라는 것을 어필하기에 바쁘다. 심지어 목축 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고기 소비를 줄이자는 사람도 있다.

거리에서도 그렇다. 기독민주당의 당사에는 금요일마다 기후변화를 외치는 세계 운동에 발맞춘 “미래를 위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Monday to Friday for Future)”가 적힌 거대 플랭카드가 걸려 있다.

9월엔 독일 쇄빙선 하나가 “기후 보호를 위해” 북극 연구 원정을 떠났다.

독일 공영 방송사인 ARD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일 유권자의 63%가 정부가 경제성장을 좀 미루더라도 기후변화를 우선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조사 대상의 24%만 기후 문제보다 경제성장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최근 독일에서 가장 중요한 뉴스는 모두 기후변화와 관련된 것이다.

9월 20일, 독일 연방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달성하고 2015년의 파리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2030 기후 보호 프로그램(2030 climate protection program)”이라는 새로운 패키지 조치를 발표했다.

많은 이들이 이 조치를 반겼지만 실망한 사람도 있었다. 정부가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25만 명에 이르는 기록적인 숫자의 시위대가 베를린의 거리로 쏟아져 나와 ‘추가’ 조치를 요구했다.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IK)의 최고 경제학자를 겸하고 있는 오트마르 에덴호퍼 소장은 독일이 기후에 민감한 국가라고 했다.

에덴호퍼 교수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자연과학자 출신이으로 기후 문제를 잘 알고 있다는 점도 영향이 있지만, 무엇보다 독일의 시민사회가 기후 문제와 관련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했다.

오랫동안 기후변화와 국제 협력을 호소해 온 덕에 메르켈은 “기후 총리(Climate Chancellor)”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독일은 메르켈 정권 아래 풍력 및 태양열 같은 재생 에너지를 확대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석탄 화력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없애는 데에는 속도를 내고 있지 못하다. 이는 국민이 실망하는 이유 중 하나다.

유럽 난민 위기도 지났고 그것이 독일에 미친 사회적 영향, 특히 극우 포퓰리즘의 부상도 진정된 듯하다.

이제 독일 정치와 전 사회에 가장 중요한 이슈는 기후변화가 됐다고 분석가들은 믿는다.

이 변화는 독일의 정치 지형이 변했을 정도로 크다. 기후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가장 컸던 녹색당이 이제 여론조사에서 전통적인 제2당이었던 독일사회민주당을 밀어내고 꾸준히 2등을 지키고 있다.

독일 정부가 2015년 파리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발표한 정책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지구 모형과 메르켈 총리, 올라프 숄츠 부총리의 인형을 내세우면서 시위를 벌였다. 메르켈 총리는 집권 기독-기사당 연합의 수장이며, 숄츠 부총리는 독일 사회민주당의 대표를 지낸 바 있다. 2019.9.25
독일 정부가 2015년 파리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발표한 정책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지구 모형과 메르켈 총리, 올라프 숄츠 부총리의 인형을 내세우면서 시위를 벌였다. 메르켈 총리는 집권 기독-기사당 연합의 수장이며, 숄츠 부총리는 독일 사회민주당의 대표를 지낸 바 있다. 2019.9.25ⓒAP/뉴시스

지속가능한 발전을 전공하고 있는 베를린 자유대학교의 버트홀트 쿤 정치학 교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강화된 국제 협력 외에도 기후변화의 과학을 처음으로 이해하기 된 젊은 세대가 독일의 변화 요인이라고 얘기했다.

스웨덴의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시작한 ‘금요일엔 미래를(Fridays for the Future)’ 운동이 유럽과 미국 그리고 다른 몇몇 지역으로 퍼졌다.

금요일마다 등교를 거부하는 이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과 젊은이들은 해수면 상승과 기온 상승을 경고했는데, 이는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지난 9월 25일에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영국 코벤트리 대학교의 매튜 쿼르트롭 교수는 메르켈 총리가 강력한 독일이 세계의 모범이 되도록 자신의 힘을 사용해야 한다고 믿었던 2차 대전 이후의 새로운 독일의 화신 같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정부 프로그램들보다 더 광범위한 노력을 호소하는 에덴호퍼 소장은 경제적으로 봤을 때 세계가 탄소 배출에 의존하지 않는 성장, 그러니까 녹색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에덴호퍼는 “이와 관련해 독일이 탄소 중립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독일 정부의 프로그램이 부족한 점은 있지만 독일이 유럽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기사출처:News Analysis:Why Germans are so enthusiastic about climate protection?

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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