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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화운동 현충시설 안 된다는 자유한국당의 구태 색깔론

국가보훈처 국정감사에서 ‘민주화 운동이 왜 현충의 대상이 되느냐’는 구태 색깔론이 나왔다. 심지어 과거 국가폭력에 희생된 국민들을 ‘국가의 적’으로 규정하기까지 했다. 과거사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진행해 온 십수년간의 정부 활동을 부정하는 행태다.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은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삼득 보훈처장을 향해 민주화 운동 관련 시설을 전부 현충시설로 했을 때 과연 누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마치는 일을 하겠느냐고 주장했다.

정부가 2017년 국회에 제출한 현충시설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현충시설의 지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안을 문제삼은 것이다. 이 법률안은 현충시설을 독립운동, 국가수호, 민주화운동으로 구분해 지정하고 서훈이 취소된 친일반민족행위자에 관련된 경우 현충시설을 해제하는 내용으로 아직 관련 상임위도 넘지 못하고 계류된 법안이다.

정 의원은 3.15와 4.19 정도까지는 국민들이 이의 없이 받아들이지만, 나머지는 종류가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리면 4.19혁명 외에도 이미 정부가 민주화운동으로 지정한 부마항쟁, 5.18광주항쟁, 6월항쟁 모두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삼득 보훈처장은 보훈의 개념에 독립과 호국, 민주 세가지가 있으며 현충시설도 세 범주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정 의원의 주장에 반론을 펼쳤다. 5.18을 비롯한 민주화운동 시설이 현충시설에 포함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보훈처의 주장은 현시대에 정확히 부합하는 관점이다. 정 의원은 민주화운동을 현충시설로 지정하면 누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주장하는데, 군인이나 공직자만 나라를 위해 희생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민주화운동 관계자들은 독재권력의 국가폭력에 희생되면서까지 나라를 위해 싸운 것이다.

‘현충’이 나라에 충성한 이들을 기리는 일이라면 당연히 당시 희생을 감내하며 싸웠던 이들을 기리는 것이 당연하다. 군인들이 왜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그 희생을 기릴 수 없다는 말인가. 오히려 군과 국기기관이 폭력의 당사자로써 그들의 넋을 기리는 데 더욱 앞장서는 것이 맞지 않은가.

게다가 정 의원은 대구항쟁, 4.3항쟁, 여순항쟁 등을 거론하며 “그걸 현충시설화해서 국군이 가서 절하고 충성 맹세하라고 하면 되겠나. 이건 보통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일단 법안이 통과되지도 않았고 당연히 현충시설 지정 대상 운동을 지정하지도 않았다. 여기서 문제는 이들 항쟁에 대해 국군이 절을 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들 항쟁은 군이 직접 개입해 국민을 학살한 사건들이다.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미군정 및 국가폭력의 책임을 인정한 사안이며,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이 추진 중이다. 현충시설 지정과 상관없이 군이 고개를 숙이는 게 당연하며 군에서도 사과입장을 내놓은 바가 있다. 그 누구도 군이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눌 수 있다 규정한 적이 없다.

정 의원이 여전히 그들은 국가의 적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이라면, 국민이 자유한국당을 군사독재의 후예를 넘어 독재정당이라고 불러도 된다는 말임을 명심해야 한다. 색깔론으로 국민의 눈을 가리고 보수정당이 이익을 취했던 시대는 끝났다. 시대에 뒤떨어진 정치는 끝내주길 바란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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