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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전 총리 “일본, 남북 분단에 큰 책임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1일 부산대학교를 방문해 아베 정부에 과거사 관련 쓴소리를 던지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1일 부산대학교를 방문해 아베 정부에 과거사 관련 쓴소리를 던지고 있다.ⓒ민중의소리 김보성 기자

“일본은 남북 분단에 책임이 있다”
“국제인권법에 따르면 개인의 손해배상권은 국가 협약으로 소멸시킬 수 없다”
“피해국이 사죄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때까지 무한 사죄해야”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일본이 수출규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1일 한국을 방문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아베 정부에 과거사 관련 쓴소리를 던졌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부산대 통일한국원 초청 특별강연에서 한일 관계 개선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일본은 과거에 한반도를 식민지배한 잘못된 역사가 있다”며 “남북 분단에도 책임이 큰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아베 정권의) 정치가들이 잊어버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이 침략한 국가의 국민이 사죄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때까지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폭력을 휘두른 사람은 금방 잊지만, 당한 사람은 아픔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 아베 정부가 우리나라는 물론 러시아, 중국 등과도 계속 불화를 겪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미국에 의존하며 아시아 국가들에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비호하에 예전과 같은 대일본주의 사상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서 존재감 없는 일본의 모습도 문제 삼았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로 악수를 하는 모습을 보며 일본에서 눈물이 났다”며 “트럼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고 평화모드를 반겼다.

그러면서 그는 ‘선 납치문제 제기’가 아닌 ‘평화협정 체결’에 일본이 역할을 하라고 주문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평화모드에도) 일본은 납치문제를 언급하면서 이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취해야 할 최적의 전략은 북미간 평화조약이 체결토록 돕는 것”이라며 “이후 국교정상화와 납치문제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징용 배상문제에 대해서도 ‘개인청구권’의 유효성을 인정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1991년 야나이 당시 일본 외무성 조약국장이 한일 청구권 협정 발효에도 개인청구권이 유효하다고 한 점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일관계 개선과 징용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에 “이 견해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진지하게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1일 입국 후 첫 방문지로 봉하마을 선택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가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일정을 갖고 있는 모습.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1일 입국 후 첫 방문지로 봉하마을 선택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가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일정을 갖고 있는 모습.ⓒ부산대

국제인권법의 상식에서도 개인의(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권을 국가가 소멸시킬 수 없다는 점도 부각했다. 그는 “(현재의 한일간 경제전쟁이) 오히려 대일의존도를 낮춰 중장기적으로 일본에 마이너스 규제가 되고 있다.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시급성을 거듭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밖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도 한반도 평화와 정상회담 상황에서 미국 중재하에 되돌릴지 말지 냉철하게 판단하고, 도쿄 올림픽 북한 참가에 대해서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한일간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12일 일정으로 부산 남구에 있는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찾는다. 일본 전 총리가 자국에 민감한 강제징용 관련 역사공간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부산대 전호환 총장과 동행해 역사관 시설을 둘러보고, 참배와 헌화 시간을 갖는다.

앞서 이날 김해공항으로 입국한 하토야마 전 총리는 첫 행선지로 봉하마을을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정용하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서 그는 “개혁파 노 전 대통령님의 영령이 국민 곁에 편히 잠드시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방명록에 남겼다. 권양숙 여사도 예방해 환담을 했다. 이날 일정은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 고재순 사무총장이 의전을 맡았다.

김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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