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기고] 무늬만 ‘공공’인 성남시노인보건센터, 직영 전환해야
없음
ⓒ뉴시스

성남시노인보건센터는 연간 예산 76억(2019년 위탁금 노인보건센터 61억, 치매안심센터 15억)이 지원되는 공공기관입니다. 신경과, 내과, 외래진료와 장기요양시설 147병상, 단기보호시설 9병상, 치매안심센터로 운영되며 상시입소대기자 250명이 넘습니다.

성남시노인보건센터는 2008년 개원 당시 ‘전국 최초의 보건ㆍ의료ㆍ복지 통합 서비스 기관’이라는 타이틀로 전국 각지에서 견학을 왔지만, 지금은 개원부터 민간위탁 운영된 11년 동안 민간과 다를 바 없는 어르신돌봄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서는 성남시노인보건센터 민간위탁(재위탁) 동의안이 부결되었습니다. 개원 때 위탁한 양친사회복지법인에 이어 2014년부터 위탁하고 있는 늘푸른의료재단의 위탁 종료를 앞두고 재위탁을 하기 위해 안건을 회부했다가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재위탁이 결정되면 늘푸른의료재단에게 2024년까지 운영권을 위탁하게 됩니다. 같은 민간재단에 10년째 성남시 어르신돌봄 서비스를 맡기는 셈입니다.

‘기존 위탁 기관에 재위탁을 한다면 그간 운영에 대한 객관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성남시의료원이 있으니 개원하면 의료원으로 이양할 수 있도록 법적 검토를 해라’라는 등 시의회의 지적이 있었지만, 성남시 집행부에서는 이 지적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성남시 유일의 공공요양시설로서 그 위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진정한 ‘존엄케어’를 실현하고 있는지, 돌봄서비스의 질을 좌우하는 종사자들의 처우와 근무환경은 어떠한지 등 종합적인 평가는 고사하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번에도 위탁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전제하에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당사자인 요양노동자들이 나서서 의견을 내기로 하고 ‘성남시노인보건센터, 직영 전환 가능한가?’라는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국 101개의 공공요양기관 중 하나인 성남시노인보건센터를 직영으로 전환하고 무늬만 정규직인 비정규직 종사자들을 진짜 정규직으로 만드는 일이 경기도 성남시에서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성남시노인보건센터, 직영전환 가능한가?
성남시노인보건센터, 직영전환 가능한가?ⓒ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어르신 돌봄의 출발은 충분한 인력 보장

성남시노인보건센터가 무늬만 공공시설이라고 하는 것은 노동강도 때문입니다. 입소자 2.5명당 요양보호사 1명이라는 인력배치 규정은 ‘전체 입소자 대 요양보호사 비율’을 의미하는 것이지 1명의 요양보호사가 어르신 2.5명만 돌본다는 뜻은 아닙니다. 365일 휴일 없이 24시간동안 어르신을 돌보는 요양시설은 근무인원에 따라 서비스 공급량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고 근무인원이 몇 명이든 반드시 해내야 할 업무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실제 업무량은 어르신 2.5명당 요양보호사 1명분이 아니라 낮에는 18명대 2명(9대1), 밤에는 18대1입니다. 그나마 연차 등 결원이 없을 때 낮 2명, 저녁 2명, 야간 1명(총5명)으로 3교대 근무를 합니다. 휴가로 인해 한달 동안 낮 1명, 추가근무자 1명, 저녁 1명, 야간 1명(총4명)으로 돌아간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인력배치기준 위반은 아니라고 합니다. 더구나 야간 근무 중 돌발상황으로 어르신이 낙상을 하게 되면 결국 요양보호사에게 책임이 돌아갑니다.

성남시노인보건센터 요양보호사 근무시간
성남시노인보건센터 요양보호사 근무시간ⓒ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성남지회

이런 상황에서 어르신께 ‘정서케어’, ‘존엄케어’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인력배치 최소기준 내에서 전쟁 같은 야간근무를 혼자서 감당하는 요양보호사들에게 서비스 질 향상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고 잔인한 일입니다.

성남시노인보건센터를 수탁하는 늘푸른의료재단은 현상유지에 급급하고 성남시는 방관하고 있습니다. 인력배치 최소기준만 지키면 그만이기 때문에 요양노동자들의 골병으로 이어지고 어르신 돌봄의 질은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시설과 장비의 노후화에 무대책

성남시노인보건센터는 하루 8회 기저귀를 교체하는데, 와상 어르신 침대가 너무 낮아 요양보호사들은 허리통증 질환에 시달립니다. 침대에서 휠체어로 어르신을 태우고 내리는 일을 3-4회씩 하는데, 요양보호사들이 몸이 굳은 어르신을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기다가 다치는 일이 허다합니다. 최소한 어르신을 돌보다가 발행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요양보호사와 어르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장비를 보강하거나 개선이 시급합니다.

“편하게 일하자는 게 아니라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는 말이 현장에서 나오는 것은 위험신호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장기요양기관 평가, 고객만족도 조사결과는 위탁 기관 선정 근거로 제시될 뿐, 골병 들어가며 일하는 요양노동자들의 노동강도나, 근로환경, 어르신 돌봄의 질에 대한 평가는 되지 않습니다.

민간위탁의 가장 큰 맹점은 안정적인 이윤추구와 현상유지의 줄타기에 있습니다. ‘어르신 돌봄은 국가의 책임’이라는 전제 속에서 볼 때 성남시가 노인보건센터를 직접 운영하며 12만에 달하는 노인인구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해 더 높은 책임성을 구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좋은 일터에서 좋은 돌봄이 나오기에 돌봄서비스의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성남시가 노인보건센터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고 그간 외면했던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방침, 성남시부터 앞장서 실현해야

문재인 정부는 2017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가장 핵심적인 노동정책으로 추진해왔습니다. 공공부문 정규직화 사업은 1단계로 중앙정부와 공공기관, 2단계로 자치단체 출연기관과 자회사를 대상으로 실시되었고, 올해 마지막 3단계로 민간위탁기관이 그 대상입니다.

무늬만 공공인 성남시노인보건센터를 직영으로 전환하는 것은 어르신 돌봄에 대한 성남시의 의지와 책임의 표명입니다. 청와대 초대 참모였던 은수미 시장부터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를 앞장서서 실현해줄 것을 기대합니다.

김현경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성남지회장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