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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마항쟁 40주년 국가기념일 지정과 문재인 정부의 과제

올해 40주년을 맞는 부마항쟁 기념식이 16일 경남대학교에서 열렸다. 부마항쟁은 지난달 24일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고, 첫 정부 주관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해 "역사상 가장 길고, 엄혹하고, 끝이 보이지 않았던 유신독재를 무너뜨림으로써 민주주의의 새벽을 연 위대한 항쟁"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함께 우리 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4대 민주화운동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부마항쟁은 1979년 부산에서 촉발돼 경남 마산으로 확산된 시민항쟁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부정부패를 일삼았던 지긋지긋한 박정희 군사독재를 종식시키는 계기로 작동했다. 당연히 우리 역사에서 아주 엄중하게 기록돼야 할 기념비적 사건이다. 이러한 부마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것은 시민들의 피와 희생으로 일구어낸 민주주의 정신을 국가 차원에서 계승해 나가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국가기념일 지정과 정부 주관 기념식만으로는 부족하다. 부마항쟁의 정신이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오늘 살아있는 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촛불혁명 이후 실질적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시급한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40년 전이 가장 암울했던 유신독재의 시대였다면 오늘은 형식적 민주주의의 포장 아래 계급 불평등, 부와 권력의 독점, 사법적폐 등 곪을 대로 곪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파괴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선행되어야 하는 문제이다. 정부의 직권취소가 가능함에도 전교조는 여전히 법외노조로 남아있으며, 국정원의 내란음모조작사건의 피해자인 이석기 전 의원은 여전히 감옥 안에 있다. 사법농단에 대한 진상규명과 피해 원상회복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열린 부마항쟁기념식에 참석해 유신독재 피해자 모두에게 대통령으로서 사과한다는 발언 취지처럼 국가폭력 피해자를 비롯해 박근혜 독재 정권 시절 탄압을 받았던 이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들의 절규에 귀 기울여주길 바란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포함하여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배신감을 느끼고 생존을 위해 싸우는 노동자들, 위험의 외주화로 하루가 멀다 하고 목숨을 잃는 수많은 김용균들, 불공정과 불평등한 사회구조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면서도 미래가 없는 치열한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청년들은 어떠한가. 1%의 특권층을 제외한 99%의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어야 비로소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아직도 민주주의에 목마르다.

부마항쟁 국가기념일 지정은 국가가 앞장서 그 정신을 계승한다는 의미이다. 오늘 문재인 정부가 사회개혁과 민주주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 앞에서 지켜가야 하는 것은 유신독재, 불의에 맞서 타협하지 않고 싸워 민주주의를 쟁취한 정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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