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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무관심 속 무국적으로 방치된 5만 고려인들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자료사진)ⓒ뉴스1

여전히 국적 없이 떠도는 고려인이 약 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에도 정부가 지원 사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에 따르면 재외동포재단은 2015년부터 '고려인동포 합법적 체류자격 취득 및 정착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무국적 고려인 체류자격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재단은 공관 등에 예산을 배정하고, 해당 공관 등은 무국적 고려인 실태조사·법률지원·정착지원 사업 등에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작년에는 러시아 대사관과 우크라이나 대사관 등에서 법률상담 지원, 국적취득(회복) 지원, 영주권 취득 지원, 노동허가 취득 지원 등을 추진했다.

문제는 무국적 고려인이 전체 고려인의 10% 정도인 5만 명에 이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 사업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사업의 최근 4년간(2015~2018년) 예산은 23만7천346달러(한화 약 2억8천만 원)이다. 하지만 예산을 배정받은 공관 등이 18만4천906달러(한화 약 2억1천8백만원)만을 집행해 평균 집행률이 78%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재단은 집행되지 않은 예산은 다음해 예산으로 이월된다고 해명했지만, 심재원 의원은 "사업 추진 의지가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무국적 고려인의 정확한 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심재원 의원은 지적했다.

주무부처인 외교부와 재외동포재단은 별도로 무국적 고려인 수를 파악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거주국 내 체류자격의 문제가 있는 고려인의 경우, 추방 가능성 등을 우려해 신분 노출을 꺼리는 경우가 있어 정확한 현황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심재원 의원은 "독립운동과 동포 이주 역사에서 혹독한 세월을 보낸 고려인들이지만 국내에서는 주무부처인 외교부와 재외동포재단이 무국적 고려인들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고려인들의 고충은 외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자 발급이나 체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무국적 고려인을 위한 정착 지원 등의 인도적 조처와 국내 체류 보장 등 적극적인 지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무국적 고려인 체류자격 지원 사업의 경우, 체류국 국적을 상실한 고려인이 몇 명인지 주무부처인 외교부와 재외동포재단이 그 현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심재원 의원은 "2018년 6월 21일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무국적 고려인들이 안정적으로 러시아에서 체류해 생활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 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며 "이러한 대통령의 무국적 고려인 지원의 의지가 일회성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뤄져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고려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몰도바·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조지아(그루지야) 등 독립국가연합 내에 살고 있는 한인 교포들을 말한다.

1937년 소련 시절 스탈린의 소수민족 배제정책에 따라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은 소련이 해체되고 배타적인 민주주의 운동이 확산되자 직장에서 추방당하는 등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옛 소련 지역이 여러 국가로 나뉘면서 국적을 재취득하지 못해 현재 거주하는 나라의 국적이 없는 '무국적자' 고려인들이 발생하게 됐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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