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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DLF는 도박”이라는 금융감독원장의 지적

대규모 원금 손실 논란을 빚고 있는 해외금리연계형파생결합펀드(DLF)에 금융당국이 ‘도박이나 다름없다’는 인식을 밝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DLF에 대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며 “금융사가 도박을 만든 것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DLF는 독일 등 국외금리가 만기까지 기준치 이상을 유지하면 연 3.5~4.0%의 고정 수익을 얻지만, 기준치 아래로 내려가면 원금 전액을 날릴 수 있는 상품이다. 투자자로서는 예측하기도 힘든 변수를 놓고 도박을 벌이는 셈이다. 이런 상품이 그 자체로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뚜렷한 것이 없다. 더구나 개인투자자들이 은행의 설명만 듣고 이런 상품에 가입하는 건 금융사가 열어놓은 도박판에 뛰어든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윤 원장은 이번에 문제가 된 우리, 하나은행의 DLF 판매에서 “내부 통제가 취약”했고, 직원들에게 잘못된 유인을 부여해 피해 규모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하나은행은 이런 문제를 자체적으로 조사하고도 당국의 검사를 받던 중에 관련자료까지 삭제했다. 애초에 문제가 있는 상품을, 마구잡이로 팔고, 피해가 생기자 이를 은폐하는 데까지 나아간 것이다.

그런데도 은행들은 수수료 명목으로 상당한 규모의 이익을 취했다. 김병욱 의원에 따르면 우리, 하나은행에서 판매된 상품의 20%가 최고수익이 3%에 그쳤고, 4%대가 69%로 연 5% 미만이 전체의 88%에 달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금융사들은 수수료 명목으로 6개월간 최대 4.93%를 가져갔다. 100% 원금 손실의 부담을 안고서도 최고 이익이 3~4%에 불과한 상품을 팔면서 자신들은 아무 위험 없이 수수료를 챙긴 것이다.

물론 금융당국의 책임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은 금융 선진화를 앞세워 관련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하고 투기성 있는 금융상품에 대해서도 관대한 태도를 취해왔다. 금융사들의 문제만큼이나 금융당국의 자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번 사태가 금융정책의 기조를 재검토하는 계기가 되어야 마땅하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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