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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차별금지법, 정치권은 비겁한 침묵을 끝내야 한다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여성,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근절하기 위한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가 지난 19일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혐오 선동 세력의 눈치를 보며 평등을 모르는 체한 결과, 혐오가 민주주의를 능멸하고 있다”면서 “국회와 청와대가 평등을 말하고, 즉시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차별금지법은 지난 2007년 발의 논의가 시작된 이후 ‘동성애 허용 법안’이라고 주장하며 반대하는 개신교계 보수세력의 압력으로 번번이 입법이 좌절됐다. 지난 2013년 차별금지법을 추진하던 민주통합당 김한길·최원식 의원은 각각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했지만 개신교계 보수세력들이 “법이 통과되면 학교에서 동성간의 성행위를 가르쳐야 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사람들을 처벌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공세에 굴복해 법안을 철회하고 말았다.

16년 만에 이뤄진 ‘여소야대’로 차별금지법 등 인권 관련 법안의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20대 국회 임기가 마무리되고 있는 지금까지 차별금지법은 발의조차 되지 못했다. 발의는 됐지만, 보수세력의 반대에 밀려 좌절됐던 18~19대 국회보다 후퇴한 것이다.

현재 유엔은 우리나라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장애인단체, 여성단체, 성소수자단체 등에서도 제정을 끊임없이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과 청와대는 국민 여론을 이유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7대종단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동성혼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다만 성소수자들의 인권의 문제에 있어 사회적으로 박해를 받는다든지 차별을 받는다든지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과 관련한 법안, 특히 소수자의 인권과 관련한 법안이 사회의 절대다수의 지지를 얻는 것은 힘들다. 동성애와 관련한 국민의 여론은 부정적인 것도 사실이다. 세상은 절대로 저절로 바뀌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는 것이 바로 정치의 몫이다. 국민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인권의 소중함을 알고, 차별을 없애야 하기 때문에 선도적으로 결심하고 앞장서서 추진하는 것이 정치권이 할 일이다. 정치권은 비겁한 침묵을 끝내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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