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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노동 존중 경영이 절실하다

박삼구 전 회장의 참혹한 경영 실패 끝에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의 윤곽이 드러났다. 건설업체인 HDC현대산업개발과 금융그룹인 미래에셋그룹 컨소시엄이 7일 매수 가격 2조 5000억 원을 써내면서 유력한 인수자로 떠오른 것이다. 경쟁 그룹들과 가격 차이가 커서 이변이 없는 한 이들이 국내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주인을 맞는 아시아나항공이 극복해야 할 일은 한둘이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 존중의 문화를 세우는 일이다. 특히 전임 소유주였던 박삼구 씨가 시도 때도 없이 여성 노동자들을 희롱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항공 산업은 노동 존중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산업이다. 노동자들이 밝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어야 승객의 안전도 보장된다. 이를 입증한 대표적 회사가 미국의 저가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이다.

이 회사의 창업자 허브 켈러허(Herbert Kelleher)는 “노동자, 주주, 고객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이 노동자들이다”라고 주장했다. 노동자가 행복해야 회사가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고객이 행복해야 실적이 좋아져 주주들이 행복해진다는 논리에서였다. 켈러허의 이런 철학 덕에 사우스웨스트는 저가 항공사로는 이례적으로 창립 이후 37년 동안 흑자를 기록했다. 창사 이래 한 명의 노동자도 해고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 관점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그룹은 매우 걱정스럽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을 탄압해 극심한 갈등을 유발했던 기업이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도 여성 노동자들만을 대상으로 골프 대회를 열고, 술자리에서 그들에게 장기자랑을 시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룹 내에서는 박 회장을 ‘수령님’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까지 나돈다.

모든 기업에서 노동 존중은 필요하지만 항공 산업은 더욱 그렇다. 아시아나항공 노동자들은 전임 박삼구 씨의 횡포에 이미 충분히 시달렸다. 새 주인이 될 이들은 부디 지금부터라도 노동 존중 경영을 바탕으로 세계적 항공사로 성장한 사우스웨스트의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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