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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유한국당이 공정한 교육 말할 자격 있나

12일 자유한국당이 교육 정책 비전을 발표했다. ‘개개인의 성장을 위한 공정한 교육’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조국 사태에서 보듯 지금의 대학입시 제도는 학생의 능력이 아니라 부모의 능력이 결과를 좌우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닌 게 아니라 교육문제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은 한계에 달한 게 사실이다. 정권이 바뀐 뒤에도 특권교육의 성채는 여전히 굳건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황교안 대표의 말처럼 “부모의 능력이 결과를 좌우하는” 현실이 별로 변하지 않았다.

황 대표는 “정시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13일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정시 비중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에 언급했다. 그런데 지난달 국회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언급한 대입제도 개편 발언은 국민의 불만을 달래기는커녕 혼란만 키웠다. 수시의 불공정이 논란이 되니까 정시를 확대하겠다는 식의 이야기로 난데없이 정시-수시 비중이 첨예한 논란거리가 돼 버렸다.

막상 이날 황교안 대표가 내놓은 교육 정책도 ‘정시 비중 확대’를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으니,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서만은 의견이 일치했다. 실로 오래간만에 보는 청와대와 제1야당의 의견 일치이지만 반갑기는커녕 오히려 더 걱정스럽다. 이 의견 일치는 정시 확대의 정당성을 드러내기보다는 대통령의 교육문제 인식이 스스로의 대선공약에서 그만큼 더 멀어졌다는 증거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시 확대’는 과거나 현재나 강남 8학군의 소망이다.

황 대표는 ‘정시 비중 확대’를 공정 교육으로 포장한 데 이어서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했다. 황 대표는 “가장 큰 문제는 교육감 직선제”라고 말했다. 교육감 직선제가 “전교조의 교육 장악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발언에서 황 대표의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국민은 투표로 다수의 진보교육감을 당선시켰다. 그것을 특정 단체의 교육 장악이라 말한다면 민의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황 대표는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교육감이나 교육부가 임의로 외고·국제고·자립형사립고 지정을 취소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교서열화를 지속하고,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고착시키겠다는 말로 들린다. 그렇게 된다면 황 대표가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성토하며 이야기한 “부모의 능력이 결과를 좌우하는” 현실도 더 고착될 것이 분명하다.

현 정부가 교육적폐청산이라는 측면에서는 별로 진도를 나간 적이 없다. 자사고 재지정 문제 정도를 빼고는 교육개혁이 본격적인 사회이슈로 거론된 적도 별로 없다. 그나마 상산고 지정 취소 결정을 교육부가 뒤집는 모습도 보여줬다. 대입제도개편도 공약이었지만 집권 전반기가 다 가도록 감감무소식이다가 뜬금없이 ‘정시 확대’ 논란을 일으킨 것이 전부이다. 고교학점제 도입도,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 공약도 이행하지 않았다. 아쉬운 대목이다.

지금의 교육제도는 큰 틀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에 틀이 잡힌 그대로다. 그렇기 때문에 불공정한 교육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교육정책에 대한 분노이기도 하다. 이날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이 말하지 않은 것은 지금의 불평등한 교육제도를 악화시키고 고착시킨 주범이 누구인지에 대한 것이다. 그들이 만들었던 특권교육의 수혜자가 누구이고 피해자가 누구인지도 말하지 않았다. 교육문제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정치의 도구로 삼아 ‘공정 교육’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비교육적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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