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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익 앞세워 미국의 총체적 압박에 맞서야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두고 미국의 총체적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지소미아 연장을 종용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 협정이 “한일 양국이 역사적 차이를 뒤로하고, 지역 안정과 안보를 최우선으로 둔다는 분명한 메시지”라면서 “이것이 없다면 우리가 강하지 않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을 찾은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한국과 일본 사이가 틀어지면 북한과 중국만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미군의 주장은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뒤집은 논리다. 지소미아가 종료된 것은 일본이 난데없이 한국을 ‘우방’에서 제외한 데 따른 것이다. 상대가 우리를 우방이라고 보고 있지 않은데, 우리만 상대를 그렇게 인식할 수는 없다. 미군이 압박을 가할 상대는 일본이지 우리가 아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서는 한술 더 뜬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한국 정부가 내는 돈은 곧바로 한국 경제와 한국인들에게 돌아가며 미국에 오는 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미국은 미국의 군사적 목적을 위해 들여오는 장비와 인원에 대해 지속적으로 한국측의 부담을 요구해왔다. 이번 협상에서 어처구니없는 큰 액수를 요구한 것도 이런 논리에서 나왔다. 그래놓고 마치 분담금이 한국 내에서의 정부 지출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

밀리 합참의장은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까지 거론했다. 밀리 의장은 “보통의 미국인들은 한국과 일본에 대해 ‘왜 미군들이 그곳에 필요하고, 얼마가 들어가며, 왜 매우 돈 많은 부자 나라들이 스스로를 방어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민들이 이런 의문을 갖고 있다면 미국 정부가 이에 답하면 된다. 우리 국민이나 정부나 대답할 성격이 아니라는 의미다.

한국에 대규모의 미군을 주둔하는 것은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남의 나라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이를 통해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낡은 행태이며, 동아시아의 평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민이 주한미군, 주일미군에 대해 의문을 갖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미국의 총체적 압박은 한미관계에 대한 낡은 사고에 기초한다. 자신들이 요구하면 한국 정부가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는 셈이다. 하지만 그런 시대는 지나가고 있고, 또 지나가야 한다. 정부는 국익을 앞세워 미국의 압박에 맞서야 한다. 방위비 분담금 ‘노딜’도 그런 선택지 중의 하나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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