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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분담금 인상’ ‘지소미아 연장’ 미국 압박에 반발 수위 높인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방위비분담금 인상과 한일군사정보보보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을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미국에 대한 여당의 반발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여당은 한미동맹과 북미협상 추이를 의식하면서 미국에 대한 비판을 자제했지만, 터무니없는 미국의 요구가 지속되자 결국 당 의원들에 이어 지도부까지 직접 나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납득할 수 없는 분담금 인상 요구, 국민 동의 어려워"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의 행태에서 기인, 미국도 일본에 분명한 메시지 내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오늘 44차 한미군사위원회가 열리고, 내일은 51차 한미안보협의회가 열린다"며 "핵심의제는 전시작전권 전환과 한미연합훈련, 지소미아 협정, 방위비분담금 협상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번 회의가 굳건한 한미동맹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 평화가 한미 양국의 최대 목표가 돼야 하며, 한미 군사당국의 협력도 이런 목표에 맞춰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방위비분담금 역시 공정한 기준에 의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GDP 대비 방위비분담금 비율은 0.068%로, 일본의 0.064%, 독일의 0.016%에 비해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납득할 수 없는 인상 요구는 우리 국민이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 지소미아 연장을 순리대로 풀어 주기를 희망한다"고 요구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미국 측이 상식을 벗어난 수준의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다소 난항을 겪고 있는 중"이라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한민국이 일방적으로 안보 혜택을 입고 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며 "베트남전 참전이나, 걸프전 당시 의료지원단 파견, 자이툰 부대와 다산 부대 파견 등 대한민국은 한미동맹의 상호 호혜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내 일부 인사들이 분담금 인상을 위해 동맹을 압박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점은 분명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는 7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 온 한미동맹의 정신과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진 원내부대표는 지소미아 종료라는 정부의 방침을 바꿀 것을 미국이 연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며 "미국이 지소미아 유지를 원한다면, 한미일 안보협력의 주도국으로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긴 얘기할 것 없이,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의 행태에 기인한 것"이라며 "미국은 일본에 할 말을 해야 한다.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문제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수출 규제 조치를 철회하도록 강력히 요구하는 것이 미국의 올바른 태도"라고 꼬집었다.

또 "한국의 결정을 존중하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며 "미국이 말하는 '한·미·일이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때 더 강력하다'는 메시지에 과연 한국이 포함돼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 편을 드는 듯한 미국의 태도와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상상 못할 파장이 일 것'이라든지, '퍼펙트 스톰이 불어올 것'이라는 등의 강압적 태도를 우리 국민들은 결코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반감만 커질 뿐"이라며 "미국이 한국과 진정 상호호혜적인 동맹국이라면 일본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방위비분담금 협상의 공정한 합의를 촉구하기 위한 결의안도 발의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정 의원은 이날 '한미 양국의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제11차 방위비분담금의 공정한 합의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밝혔다.

결의안은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인도·태평양 안보 전략에 기반을 둔 해외주둔 미군 경비를 사업비로 요구하는 것은 기존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의 취지에도 맞지 않으며, 한미동맹의 상호호혜 원칙을 훼손하는 요구"라고 분명히 명시했다. 이어 "국회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의 취지와 목적인 주한미군의 주둔 경비 부담이라는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요구한다"고 적시했다.

또한 결의안에는 "미국이 요구하는 포괄적인 한미 방위비 분담 요구는 기존의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는 대목도 포함됐다. 동시에 '제10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 때 국회에서 제시한 6가지 부대조건에 대한 조속히 이행을 요구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전날 "여야가 한목소리로 공정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문을 채택할 것을 제안한다"며 "모든 야당 지도부의 호응과 참여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자료사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오히려 "미국 자극하지 말라" 발끈한 자유한국당
민주당 "어느 나라 국민 대변하고 있는 거냐" 질타

정치권의 이러한 목소리는 미국과 협상에 나서는 정부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오히려 '미국을 자극하지 말라'며 화살을 여권에 돌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정권의 한미관계 기조가 북한의 벼랑끝 전술을 따라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아 정말 우려스럽다"며 "만에 하나 지소미아를 파기하면 한미동맹은 걷잡을 수 없는 불신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까스로 지소미아를 연장한다고 해도 이전에 남긴 상처가 아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나 원내대표는 "미국 국방부 장관이 한미군사훈련 일정 조정을 시사하며 한미동맹 악화가 치닫고 있다. 명분은 북한과의 대화인데, 실상은 한미연합훈련 자체를 줄이겠다는 것 아니냐"고 안보 불안감을 부추기며 "더 이상의 무모한 안보도박을 멈추고 지소미아 연장 결정으로 한미동맹 복원, 한미일 공조 복원에 힘써 달라"고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대신 나 원내대표는 전날 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 정권이 사고는 다 쳐놓고 이제 와서 여당이 걱정을 많이 한다"며 "(방위비분담금 관련) 국회 결의안을 제출하자고 하는데, 이 부분은 외교·안보적으로 대한민국 국익에서 심각히 고민하고 신중히 처신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지소미아 종료 시한이 열흘 앞인데 한미동맹 자체가 흔들리고 국민은 불안하다"며 "이런 와중에 여당 원내대표가 언급한 방위비 협상 관련 결의안 채택은 협상 분위기를 깨고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것으로 신중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어제 자유한국당이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하고, 방위비분담금 국회 결의안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며 "자유한국당은 '국익을 위해 국회 결의문에 반대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미국을 자극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이 말하는 '국익'의 정체가 매우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소미아를 연장하고, 방위비분담금 대폭 인상을 수용하자는 것이 자유한국당의 당론인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또 "지소미아 연장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 52%가 반대하고, 37%만 찬성하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서도 예년 수준으로 인상하거나 동결해야 한다는 국민의 여론이 95%에 이르고 있다"며 "자유한국당이 대변하고 있는 국민은 과연 어느 나라 국민인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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