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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소노동자들 “1년짜리 계약 중단하고, 줬다 뺏은 식비 지급하라”
KBS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14일 여의도 KBS 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고용 안정과 식대 지급을 촉구했다.
KBS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14일 여의도 KBS 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고용 안정과 식대 지급을 촉구했다.ⓒ민중의소리

KBS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사측에 ‘고용불안 해소’와 ‘식대 지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공공연대노동조합 서울경기지부는 14일 정오 서울 영등포구 KBS본관 앞에서 ‘KBS 청소노동자 처우개선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모인 50여명의 KBS 청소노동자들은 “이젠 노조가 있어서 당당히 요구할 수 있다”라며 ‘우리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1년짜리 계약서 중단하라’, ‘밥은 주고 일 시켜라, KBS는 줬다 뺏은 식대를 지급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KBS 청소노동자들은 KBS 자회사인 KBS비즈니스 소속 계약직 비정규직이다. 이들은 매해 1년짜리 계약서를 쓰며 고용불안에 떨어 왔다. 일자리를 잃을까봐 항상 회사의 눈치를 봐야 했던 이들은, 2017년 말 재계약 과정에서 식대 10만원이 사라졌지만 항의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KBS비지니스 측은 2018년 최저임금이 인상되자, 그에 따른 임금 인상분을 식대 10만원을 줄여 마련했다. 2017년 말 노동자 개개인별로 계약서를 작성하며 당시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수 없었던 식비를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수 있는 직무수당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런 탓에 최저임금이 올랐어도, KBS 청소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은 제자리였다고 노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들은 공영방송 KBS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 대상에서 제외됐다.

고용노동부 관계자에 따르면, KBS 본사는 공공기관이 아니지만 공공성이 강하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 1단계 대상기관’에 포함됐다. 하지만 KBS 자회사는 ‘정규직 전환 2단계 대상기관’인 ‘공공기관 자회사’ 또는 ‘자치단체 출연기관’이 아니라서, KBS 자회사 소속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은 해당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다.

이 때문에 KBS 청소노동자들은 여전히 1년 계약직 비정규직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어느 누구도 설명해주는 이가 없었기에, 노동자들은 왜 정규직 전환이 안 되는지 몰랐다. 그러다가 최근 노조를 조직하고 회사에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야, 왜 본인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는 지 확인할 수 있었다.

14일 KBS 정문에서 열린 KBS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결의대회를 취재 중인 KBS.
14일 KBS 정문에서 열린 KBS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결의대회를 취재 중인 KBS.ⓒ민중의소리

공공연대노조 관계자는 “KBS 청소노동자들을 끝까지 비정규직으로 남겨놓은 이유는, 회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면서 “이는 사실상 노동자들을 물건 취급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박 모(59) 씨는 “대통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해준다는데, 국회 청소노동자들은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됐는데, 왜 우리는 1년짜리 계약서를 계속 쓰는 것인지 궁금했다”라며, 최근 노조에 가입한 뒤에서야 전후 상황을 알게 되었다고 털어 놨다.

결의대회에서 박 씨는 “우리도 엄연한 사람이고, KBS를 위해서 일하는 노동자”라며 “비정규직 청소노동자가 없으면 KBS 뉴스도, 공개 방송도, 드라마도 제대로 할 수 있겠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 씨는 “1년짜리 계약서를 없애고, 정년까지 일할 수 있게 해 달라. 줬다 뺏은 식비를 다시 지급하라”라고 사측에 촉구했다.

한편, 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KBS비지니스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고용불안 해소’와 ‘식대 지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1년 계약 방식은 중단할 수 없고, 식대 등과 관련한 임금에 대해선 다음 주 중으로 안을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교섭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오는 12월 파업을 해서라도 관련 요구를 쟁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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