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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하노이 결렬로 금강산 협의 기회 없어져…5.24조치 유연화 가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지난달 23일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지난달 23일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뉴시스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 철거 문제를 놓고 남북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현재 북한은 (남측 시설) 철거 일정과 계획을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13일 강화도 모처에서 통일부 기자단을 상대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북한은 처음부터 일관된 입장이다. 철거를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측은 지난달 25일 대남통지문에서 금강산지구의 남측시설을 철거해가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부는 금강산에서 실무회담을 하자고 역제안했으나, 북측은 '시설 철거'에 국한한 '문서교환' 방식의 협의를 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부는 당국과 사업자 등이 포함된 공동점검단의 방북을 다시 타진한 상태다.

정부는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포함한 '창의적 해법' 마련을 공언하고 있지만 대북협상 동력을 거의 소진한 상태에서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금강산의 관광사업에서 남측은 배제돼 있지 않다"고 언급한 것에 비춰 협상의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조선신보의 보도를 주목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측은 2008년 박왕자 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뒤 2010년 4월 남측 자산 몰수 및 동결 조치를 취한 상태다. 당국자는 "지난해 (평양) 정상회담 때 그걸 풀어달라고 얘기를 했다"며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조건 없이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겠다'고 얘기한 데는 맥락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만약 하노이 회담이 잘 됐으면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협의에) 진도가 나갔을 것"이라며 "그런데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이 협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금강산관광의 활로를 찾기 위해 사업자와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국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사업자의 고민과 이해관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계속해서 정보를 교환하면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개별관광'이 단기적 해법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정부는 신변안전보장 대책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국자는 "그런 부분들이 다 전제가 됐을 때 북측과 협의를 해봐야 한다"며 "제재조항과도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협의를 시작하면 다양한 방안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0년 이명박 정부가 취한 5.24조치를 해제 또는 완화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에서도 유연화 조치를 취한 적이 있고, 박근혜 정부에서도 나진사업 등을 예외조치로 추진했다"며 "과거 정부와 마찬가지도 우리도 얼마든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연철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10월 말부터 금강산 문제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로 사업자도 그렇고 남북 간에 여러 차원에서 논의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차이가 있다"며 "중요한 건 북미협상일텐데, '연내'라는 시한이 있다. (앞으로) 45일 정도 남았는데 실무협상이 재개돼 돌파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남북관계라는 것은 진전국면도 있지만 일종의 소강국면도 있을 수 있다"며 "많은 준비들을 하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이행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그것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7~22일 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 기조연설 등을 위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미국 연방정부와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평화 정착 방안 및 남북관계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미 기간 북미 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등과의 만남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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