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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2심서 ‘킹크랩 시연無’ 결정적 근거 못 뒤집은 채 구형만 가중한 특검
재판 출석하는 김경수 경남지사.
재판 출석하는 김경수 경남지사.ⓒ민중의소리

네이버 댓글조작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2심 재판이 14일 결심공판을 끝으로 최종 마무리됐다. 2심 재판 과정에서 1심 유죄 판결의 결정적 근거였던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이 없었다는 결정적 정황 근거가 나온 반면,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이를 뒤집을 만한 근거를 내놓지 못했다. 그럼에도 1심 결심공판에서 구형한 징역 5년보다 1년 가중된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업무방해 사건 결심공판에서 특검팀은 1심에서 내세웠던 논리와 ‘킹크랩 시연이 있었고, 이를 본 김 지사가 개발을 승인했다’고 인정한 1심 판단과 동일한 주장을 폈다.

특검팀은 최종의견에서 “피고인은 2016년 11월 9일 파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사무실(산채)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개발에 착수한 킹크랩의 필요성과 구조, 성능에 대해 브리핑받고 시급히 제작한 시연을 보고 개발을 허락했고, 이는 시연에 관련된 자들의 증언에 의해 확인된다”고 밝혔다.

‘드루킹’ 김동원 씨의 진술과 증언에 입각해 1심 과정에서 내놓았던 ‘킹크랩 시연이 있었다’는 논리를 그대로 되풀이한 것이다.

이는 2심 과정에서 ‘킹크랩 시연이 없었다’는 데 힘을 실어주는 결정적 물적 근거들이 나왔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특검 측에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 사건에서 ‘킹크랩 시연’ 여부는 김 지사의 유무죄 판단을 가늠하는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다. 1심 재판부는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보고 고개를 끄덕거려 개발을 승인했다’는 드루킹 주장을 근거로 김 지사가 드루킹과 댓글조작을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과정에서 김 지사가 경공모 사무실(산채)을 방문한 당일 킹크랩 시연이 있었다고 보기 인정하기 어려운 결정적인 물적 증거 두 개가 새롭게 제출됐다. 방문 당일 산채에서 김 지사와 경공모 회원들이 함께 식사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닭갈비 20인분 영수증’과 김 지사 수행비서의 시간대별 이동 경로가 나와 있는 구글 타임라인이었다.

이들 물적 증거를 토대로 김 지사의 동선을 재구성하면, 김 지사는 6시 50분께 경공모 사무실에 도착해 8시경까지 회원들과 저녁식사를 했고, 8시부터 9시까지 2층 강의장에서 약 한 시간 동안 경공모 브리핑을 들은 것이 된다. 또 브리핑 직후 김 지사는 드루킹과 최대 10분 독대를 하고, 경공모 회원들과 짧게 인사를 나눈 뒤 9시 14분 경공모 사무실을 빠져나온 것이 되기 때문에 15분 가량의 킹크랩 시연 시간은 도저히 추출되지 않는다. (관련기사:킹크랩 시연은 없었다, 2심서 확인된 드루킹의 ‘김경수 엮기’ 날조 정황)

해당 증거들을 종합하면 김 지사가 산채에 도착해 식사를 하고, 경공모 브리핑을 한 뒤, 인사를 나누고 산채를 떠나는 시간 사이 ‘약 15분 동안’의 킹크랩 시연 시간이 나오질 않는다. 그동안 드루킹과 특검은 김 지사가 산채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식사를 하지 않았어야 브리핑 직후 시연 시간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김 지사 측 변호인단은 최후변론에서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하며, 특검 주장과 원심 판단에 오류가 있다고 강조했다.

1심 재판부가 ‘킹크랩 시연’의 유일한 물적 증거로 인정한 킹크랩 개발자 ‘둘리’ 우경민 씨의 스마트폰 로그기록에 대해서도 변호인단은 적극적인 반론을 제기했다.

변호인단은 해당 로그기록은 킹크랩 개발 이후에 이뤄진 테스트 작업의 기록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변호인단이 2심 과정에서 추가로 증거로 제출한 11월 9일 이후 로그기록 등을 종합하면, 당일 ‘시연’의 증거로 인정된 로그기록과 유사한 기록이 그 전후로 약 20일 간 여러 차례 있었다.

김 지사 방문 이후인 11월 12일과 16일 사이에도 별다른 추가 기능 개발 없이 기존 테스트를 반복한 흔적이 나온 점 역시 9일 킹크랩 작동이 ‘완벽한 개발 상태에서의 시연이었다’는 특검 주장과 어긋나는 부분이다.

재판 직후 김 지사 측 변호인단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검이 반박하는 논지를 보면 결국 (킹크랩) 시연 부분은 특검 역시 (반론을) 포기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결과적으로 이 사건의 가장 큰 기둥이었던 시연 부분에 대한 것(특검 측 논리)은 깨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을 언급하며 “제가 한두 번 만난 사람에게 댓글 기계 이야기를 듣고 주변 수많은 전문가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그 사람과 불법을 공모했다는 특검의 주장은 저로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무죄를 주장했다.

특검은 2심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정황 근거들에 대한 별다른 반론을 제기하지 못한 상태에서 오히려 1심 구형 때보다 더 가중된 징역 6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원심과 당심의 공판 과정을 거친 결과 피고인이 선거에 관여한 이 사건 범행 과정은 불법이었고, 여론은 왜곡됐으며 수단은 공직거래였음이 밝혀졌다”며 “원심이 피고인에게 양형인자를 잘못 고려해 선고한 형이 이 사건 범행의 중요성과 범죄 중대성에 비해 낮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강경훈 기자

법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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