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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더 이상 참기 힘든 미국의 ‘지소미아 압박’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우리 정부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도를 넘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지소미아 종료 방침을 바꾸지 않겠다고 우리 정부가 여러 차례 밝혔는데도 미국은 여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외교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일 뿐 아니라 한미 관계에 대한 근본적 물음마저 던지고 있다.

13일 방한한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나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을 주장한 데 이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한국과 일본 사이가 틀어지면 북한과 중국만 좋다”고 말하며 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했다. 에이브럼스 주한미국 사령관도 얼마 전 언론사 기자들에게 지소미아가 “한일 양국이 역사적 차이를 뒤로하고, 지역 안정과 안보를 최우선으로 둔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도 이 같은 압박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밀리 의장과 에이브럼스 사령관에 더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참석하는 이 회의의 공식의제는 한반도 정세 평가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이지만, 지소미아 연장이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이런 태도는 용납하기 어렵다.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의 수출 규제 때문에 일어난 일이고 한일 관계의 문제라는 입장을 우리 정부는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런데도 미국은 일본에 대해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 강도만 높였다. 미국이 일본 편향적일 뿐 아니라 오만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일 관계 문제는 우리가 자주적으로 결정할 문제이지, 미국이 나설 일이 아니다. 주권을 가진 당사국이 '안 된다'는 입장을 뚜렷이 밝혔는데도 이런 식으로 집요하게 압박한 사례가 외교사에 있었는지 미국에게 묻고 싶다.

문제는 미국이 이렇게까지 나서는 이유다. 밀리 의장은 “한국을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분리하는 것은 분명히 중국과 북한에 이익”이라고 말했다. 지소미아 연장 압박이 '한미일 동맹'을 구축해 중국을 견제한다는 미국 대외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상대국의 자주적 결정 따위는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다는 태도다. ‘동맹’이란 말로 포장하고 있지만, 한국을 자신들의 속국으로 여기고 있다는 얘기다.

‘강요’라 해도 지나치지 않은 부당한 압력을 미국은 그만둬야 한다. 이런 안하무인격의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일본 정부에 대한 한국민의 분노는 미국으로 향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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