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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남 화순 철도노동자 죽음, 원인과 책임 낱낱이 밝혀야

11일 오전 코레일 광주본부 화순시설사업소 능주시설관리반에서 일하던 정 모 씨(38)가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철도노조는 노동조합 지부 대의원으로 활동하던 고인이 최근 인사발령으로 갈등을 빚었고,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끝에 죽음에 이르렀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2018년 5월 코레일 광주본부 화순시설사업소로 배치된 고인은 노조 대의원에 선출돼 올해 3월부터 활동했다. 지난달 사측이 일방적으로 고인을 목포사업소로 전보발령 했으나 ‘지부 대의원은 노사 간 전보 협의 대상자임에도 일방적으로 발령했다’고 코레일 측에 항의해 이를 취소시켰다.

문제는 그 뒤에 벌어졌다. 노조에 따르면, 전보가 취소된 이후 사업소 관리자가 ‘직원들이 지켜야 할 사항’을 만들어 이전에는 없었던 업무 지침을 강요했다. ‘점심시간 취사금지, 퇴근15분 전 사무실 복귀, 휴게시간 외 연속작업 실시, 이를 어길 경우 경위서 작성, 경위서 3번 연속시 타사업소 전출’ 등의 지침은 시설현장의 특성을 무시한 것인데다 내용도 매우 강압적이었다. 심지어 직원들에게 잘해줄 필요 없고 규정대로 ‘밟아줘야 한다’는 반인권적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정씨는 본인의 인사발령 취소로 인해 사측의 횡포가 시작됐고, 자신으로 인해 같이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까지 힘들어한다며 괴로워했다고 한다.

노조는 고인의 죽음을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의한 타살로 규정했다. 고인이 대의원으로서 노조 활동에 적극적이었고, 이 때문에 사측의 무리한 전보 지시와 업무 지침에 목숨을 끊으며 항거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고인을 추모하는 것과 함께 억압적 노사관계와 전근대적 조직문화의 개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사측과 관리자들의 불법부당한 행위가 있었는지 낱낱이 밝히고 책임을 엄하게 묻는 것이다. 노동존중사회는 무엇보다 직장 내에서 노동자를 존엄한 인격체로 인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사가 상호협력할 때 가능하다. 유가족과 노조의 요구에 코레일 측은 진지하게 답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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