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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연합훈련’ 둘러싼 소모적 공방 그만두려면

한미 군 당국이 이달로 예정된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이 강하게 반발해온 공중연합훈련이 '조정' 형식을 넘어 전격 연기됨에 따라 지난달 5일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공전하던 북미간 협상 재개의 실마리가 다시 열렸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트호텔에서 양자회담을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에스퍼 장관은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한미 국방부간 긴밀한 협의와 신중한 검토를 거쳐 저와 정경두 장관은 이번달에 계획된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초 한미는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대체해 이달 중에 대대급 이하의 훈련을 시행하는 안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6일 권정근 외무성 순회대사 담화와 13일 국무위 대변인 심야 담화를 통해 연합훈련 자체를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국무위 대변인 명의 첫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까지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에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제51차 안보협의회(SCM)에서 관련 협의를 진행했고, 이번 회담에서 훈련 연기를 최종 결정했다. 한미 당국은 지난해에도 한반도에 조성된 대화국면을 고려해 연합공중훈련을 취소한 바 있는데, 올해도 해당 훈련이 실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지난 14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낸 담화에서 에스퍼 장관이 한미연합공중훈련 '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조미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미가 여기서 한발 더 나가 훈련 자체를 연기했으니, 북미간 실무 협상 재개 가능성도 커졌다. 다행스런 일이다.

북한이 천명한 ‘연말’이란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점에서 한미 양국의 이번 조치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훈련 재개, 북한의 반발, 훈련 연기’를 되풀이하는 이런 소모적인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이번 기회에 돌아봐야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 회담에서 이미 방향은 분명해졌다. 북미관계의 부침이 있는 동안에도 두 정상은 서로에 대한 신뢰의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상대에 대한 제압과 절멸을 목표로 하는 군사훈련이 이와 병립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도돌이표 안을 오가는 지리한 공방을 그만두려면, 군사훈련에 대한 한미 양국의 결단이 이제는 있어야 한다. 이런 결단이 쌓여야 신뢰가 두터워진다. 그럴 때 길도 보인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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