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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대해 국민이 응답할 차례다

19일 열린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3차 협상은 파행으로 끝났다. 미국 측이 협상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이다. 한미 간의 협상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지만 난데없는 5배 증액 요구가 있었던 마당에 이런 행동쯤이야 그리 놀랍지도 않다.

협상 파행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그 직후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수석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은 모욕적이다. 드하트 수석대표는 “불행하게도 한국 측의 제안은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이라는 우리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협상 파행의 책임을 우리 측에 떠넘기면서 “한국 측이 상호 신뢰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임할 준비가 돼 있을 때 협상이 재개되길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주객이 전도됐다. 파행의 단초를 만든 것도 미국이고, 먼저 신뢰를 깬 것도 미국이다. 황당한 억지 주장을 듣고 어이없는 것은 우리 국민인데 졸지에 줄 돈 안 주고 떼어먹은 사람 취급까지 받고 있다.

사실 이 협상이 해를 넘겼을 때 더 곤란한 쪽은 우리 정부일 리 없다. 비용을 마련해서 군대를 주둔시켜야 하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미국 측 협상단의 행동이 얼핏 강경해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협상 결렬은 분담금 증액이라는 그들 자신의 이해관계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미국 측이 말하고 있는 주장은 억지고 보여주고 있는 협상 태도도 상식에 반하지만, 그렇다고 믿는 구석이 없을 리는 없다. 아니나 다를까 방위비 협상이 시작된 18일부터 자유한국당은 한미동맹을 걱정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불신이 깊어진 것이 그 화근”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는 지소미아가 파기되면 “한미동맹은 회복 불가능한 파탄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비상행동을 선언했다. 공정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 채택은 한국당의 반대로 결국 불발됐다.

국민의 자존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 필요한 때가 지금이다. 미국은 호혜의 기초 위에 있어야 할 동맹을 겁박의 무기로 쓰고 있다. 또 총선을 앞두고 일부 정치권은 부당한 미국의 압력을 정쟁의 무기로 재활용하고 있다.

지금 압력에 굴복하면 50억 달러라는 돈과 함께 훨씬 큰 것도 함께 잃는다. 외국 군대의 주둔은 어디까지나 언젠가는 끝내야 할 일이다. 그것을 1조 달라면 1조 주고 5조 달라면 5조 주면서까지 애걸할 일은 아니다. 주둔 비용을 이렇게까지 일방적으로 댄다면 더 이상 상호 필요나 전략적 동반자 같은 말을 갖다 붙여서 압력에 굴복했다는 본질을 감추기도 어렵다. 국익을 지키고 자존을 지키기 위한 국민적 행동이 필요한 이유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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