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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수개신교 압력에 성소수자 차별 동참한 국회의원들

지난 12일 국가인권위원회법 차별금지 사유 가운데 ‘성적지향’을 삭제하고 성별을 남성과 여성으로만 한정하는 개정안이 발의됐다. 보수개신교 압력에 밀려 국회의원들이 성소수자 차별에 공개적으로 동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보수개신교 단체들은 일제히 환영 논평을 발표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19일 보수개신교 등을 중심으로 한 ‘인권위법의 성적지향 삭제 지지 전국네트워크’와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바른 인권과 전통 가정을 보호하자는 자유한국당의 당론에 따라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성소수자를 반대할 권리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안 의원의 주장은 그동안 보수개신교가 주장해온 것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2016년 한국교회 교단장회의는 국가인권위원회법상 ‘성적 지향’ 문구 삭제 개정 서명을 국회에 제출했다.. 올해에도 지난 6월 ‘동성애조장 국가인권위법개정 백만인 서명운동’이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인권위법 제2조 3항 ‘성적지향’ 삭제를 촉구했다. 지난 10월에도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와 세계성시화운동본부, 한국교계국회평신도5단체협의회 등이 “이번 제20대 국회가 폐회하기 전에 반드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3호 ‘성적지향’을 삭제 개정해 줄 것을 여야 국회의원께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보수개신교의 압력에 정치권은 번번이 무릎을 꿇어왔다. 2017년 9월에도 이번 개정안과 비슷한 내용으로 자유한국당 17명이 법안을 제출했다. 2년이 지나 자유한국당 의원이 다수를 이룬 이번 발의에 우리공화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까지 동참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보수개신교는 그동안 국가인권위법 뿐만 아니라 차별금지법 제정 등 차별과 혐오를 없애려는 우리 사회의 시도를 좌절시켜왔다. 지난 2013년 차별금지법을 추진하던 민주통합당 김한길·최원식 의원은 각각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했지만, 개신교계 보수세력들이 “법이 통과되면 학교에서 동성 간의 성행위를 가르쳐야 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사람들을 처벌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공세에 굴복해 법안을 철회한 바 있다. 이렇게 차별금지법은 2007년 도입 논의가 시작된 이후 보수개신교의 방해로 아직까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대 국회가 시작되고, 촛불 혁명으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차별과 혐오를 끊어내는 법적인 제도 마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선 차별금지법은 발의조차 못 했고, 오히려 국가인권위법 개악안이 발의되는 등 거꾸로 가고 있다. 20대 국회 임기 종료를 몇 달 앞두고 이번 국회가 최악의 ‘인권무시 국회’로 끝나는 건 아닌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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