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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철도 파업에 “불편해도 괜찮아”를 외쳐야 하는 이유

전국철도노동조합은 11월 20일 9시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철도공사 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와 코레일관광개발도 파업에 돌입한다. 보수언론은 늘 그래왔듯이 철도공사 및 자회사의 파업으로 열차운행에 차질이 생겼다며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마치 열차운행에 차질이 생겨 발생한 ‘불편함’이 파업노동자 탓인 양 모든 책임을 돌리고 있다. 노동자들이 파업한다고 손가락질하기 전에 철도노조가 왜 열차를 멈춘 것인지 파업 이유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먼저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열차를 멈춘 이유는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새로운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철도공사와 정부가 노동자들에게 한 기존의 약속을 이행하라는 게 요구사항이다. 2018년 철도 노사는 임금 정상화, 2020년 1월 1일부터 4조2교대로 근무체계 개편, 안전 인원 충원을 합의했다.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 관련해서도 생명안전업무 직접고용과 자회사 직원 처우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기존 합의는 말뿐 이행되지 않고 있다.

현재 철도노동자들은 3조 2교대 근무로 주간 2일, 야간 2일을 한 후 야간근무를 마친 다음 날 근무취침 및 비번을 하고 다음 날 하루 휴무를 하는 ‘주야비휴’로 일을 하고 있다. 주간과 야간 노동을 이틀씩 하는 형태인데 이를 각각 하루로 바꿔 4조 2교대로 개편하자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는 ‘노동자들이 배가 불렀다’라고 말이 많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결국 국민 안전문제이다. 공기업 중 가장 산업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곳이 바로 철도이다. 노동자들의 산재가 많다는 것은 결코 노동자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국민의 발’이라고 할 정도로 이용객이 많은 철도에서 노동자들의 안전문제는 곧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직결돼있다. 잊을만하면 철로 위에서 작업하던 노동자가 열차에 치여 죽는 사망사고 뉴스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철도노조의 무기한 총파업은 하루아침에 결정된 것이 아니다. 철도노사는 대화로 해결하기 위해 수차례 교섭을 진행했고, 지난 10월 11일부터 3일간 경고 파업을 진행했다. 지난 19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토부, 인력확충 등 해결방안 검토하라”라는 당부에도 불구하고, 철도를 직접 지휘·관장하고 있는 국토교통부는 4조2교대 전환에 필요한 안전인력 증원안을 단 한 명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대화로 풀기 바랐던 국민들과 철도노동자의 바람을 저버린 것이고 철도노조는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지난 10월 11일부터 3일간 경고파업을 진행하며 철도공사와 정부를 향해 충분히 의사전달을 했다. 그리고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지금도 철도노조에서는 파업이 빨리 끝날 수 있도록 협의와 교섭에 나설 것이며, 정부와 공사는 노동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미 2018년에 합의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게 한데에는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 지금이라도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목소리에 상응하는 적극적인 대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노동자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이번 파업에 법적 근거도 없는 군인력까지 동원하여 대체인력을 대거 투입한다니 이는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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