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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교안 대표, 이제 그만 단식 풀고 할 일을 해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이 일주일을 넘었다. 야당 정치인이 집권 세력에 맞서는 수단의 하나가 단식이다. 단식 자체는 존중받을 수 있는 정치적 행위다. 하지만 황 대표의 이번 단식은 아무런 울림이 없다. 단식을 시작할 때부터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고 지금은 '황제 단식'이란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황 대표는 이제 그만 단식을 풀고 선거개혁과 검찰개혁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

지난 20일 황교안 대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철회,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단식 처음부터 느닷없다는 반응이 많이 나왔다. 그는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했지만, 당내 리더십의 위기를 ‘최후의 카드’인 단식으로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야권 안에서조차 황 대표의 단식이 ‘약자 코스프레’라며 ‘어느 보수 유권자가 귀를 기울이겠나’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당초 단식 명분의 하나로 제시했던 지소미아 종료 철회는 이미 설득력을 잃어버렸다. 문재인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유예’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에 대한 평가는 논외로 하더라도, 단식의 이유가 되기 어려운 일이었다. 지소미아 종료가 일본의 수출 규제에서 빚어졌고 미국과 일본이 우리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갈등이 커졌는데, 제1야당 대표가 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정파적 이익을 앞세워 미국과 일본 편을 들었기 때문이다.

선거법과 공수처법도 마찬가지로 단식의 명분이라 보기 어렵다. 선거제도나 검찰권력 문제는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 있다고 봐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을 두고는 정치세력 간에 첨예한 쟁점이 있지만, 토론을 거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도 참여한 법안까지 만들며 일정한 공감대는 이뤘다. 이 정도까지 왔으면 단식을 할 게 아니라 자유한국당의 대안을 갖고 협상에 참여해 다른 정당을 설득하는 데 나서는 게 상식이다.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끼니를 끊는 단식은 절박한 상황에 놓인 약자가 선택하는 최후의 방법이다. 황 대표의 단식에서 이런 의미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니 천막과 난방 설치 등과 같은 사안으로 논란이 일며, 공감은커녕 비판과 조롱이 쏟아지는 것 아닌가. 단식을 통해 정치적 존재감은 확인된 셈이니, 황교안 대표는 이제 그만 단식을 거두고 제1 야당 대표의 일에 집중하기 바란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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