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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패스트트랙으로 본회의 부의된 선거법 개정안, 원칙대로 처리해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27일 0시를 기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결단에 따라 언제든 본회의에 상정하고 표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현재 본회의에 부의된 선거법은 의원정수 300명을 유지하되, 지역구 의석수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리면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골자로 한다. 본회의에 부의된 만큼 의장 직권으로 60일 내에 상정할 수 있고, 60일이 지나면 본회의로 자동 상정된다.

물론 여야의 협상은 그 자체로 여전히 의미가 있다. 선거법은 여야의 경쟁에서 ‘룰’이 되는 만큼, 최대한 합의처리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부의된 선거법이 패스트트랙을 거쳤다는 것 역시 무시되어선 안 된다. 패스트트랙은 주요 정당 간에 커다란 의견차로 인해 국회가 아무런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을 가정한 법안처리 절차다. 법안 지정에 과반수 의결이 아니라, 60% 의결을 규정한 것도 그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에 부의된 선거법은 야당의 극심한 저항 속에서도 의결 정족수를 채워 패스트트랙 절차에 올랐고, 국회법이 정한 심사 기간도 지났다. 협상은 협상대로 해 봐야겠지만, 여야 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냥 처리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미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 시한이 다음달 17일로 다가왔다. 선거법이 개정되더라도 선거구 획정 등의 문제가 남아있는 만큼 실무적으로도 시간이 넉넉한 편이 아니다.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이 아예 ‘원천무효’라면서 협상에 진지함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황교안 대표가 단식 투쟁에 나서면서 대결 일변도로 나가고 있고, 실행될 가능성이 없는 의원직 총사퇴까지 거론한다. 이런 상황에서 의미있는 협상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선거법 개정은 사상 최악의 국회를 바꾸자는 국민의 목소리다. 표의 등가성을 높여 국민의 선택에 따라 의석이 배분된다면, 지역주의와 거대 양당제라는 낡은 틀을 깰 수 있다. 이미 국민의 버림을 받은 현재의 국회가 선거제도의 개혁에서까지 양당 ‘짬짜미’에 매달린다면 국민의 분노는 정치권 전체를 향하게 될 것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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