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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뺀 여야, 예산안·패스트트랙 협상 시작…남은 쟁점은?
이인영(왼쪽 네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4+1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은 전해철(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의원
이인영(왼쪽 네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4+1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은 전해철(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의원ⓒ뉴시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가 4일 다시 손을 잡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 공조를 이뤘던 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칭)과 함께 하는 '4+1 협의체'의 본격 가동을 선언하고,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을 시작했다.

민주당은 전날 자유한국당을 향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철회하고 국회 정상화에 나서라'고 최후통첩했지만, 자유한국당은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여야 협상을 거부한 채 강경 노선만을 고수한 자유한국당이 '셀프 패싱'을 초래한 셈이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에 예산안 및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이번 정기국회는 오는 10일 종료되기 때문에 이제 남은 시간은 채 일주일도 되지 않는다. 이 기간 동안 민주당으로서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당과의 공조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치열한 고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쟁점1. 야당 모두 동의할 '선거법 타협안' 나올 수 있을까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과 정치개혁공동행동 등 시민단체가 전날 국회 본청 앞에 ‘개혁 발목잡는 자유한국당 규탄 및 선거제도 개혁 완수 결의’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개혁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과 정치개혁공동행동 등 시민단체가 전날 국회 본청 앞에 ‘개혁 발목잡는 자유한국당 규탄 및 선거제도 개혁 완수 결의’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개혁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앞으로의 협상 과정에서 가장 첨예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바로 선거법 개정안을 둘러싼 야당 사이 이견을 어떻게 좁힐 수 있느냐다. 현재 본회의에 부의된 선거법 개정안은 의원정수를 300석(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으로 고정하고,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다.

이 경우 현행보다 지역구 의석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의원들 사이 우려와 반발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위한 의결정족수 확보에 필수적인 호남계 의원들이 지역구 의석 축소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거론되는 방안은 '지역구 250석, 비례대표 50석' 혹은 '지역구 240석, 비례대표 60석'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숫자는 얼마든지 조정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지역구 의석수는) 240에서 250 사이에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자유한국당과의 막판 협상 가능성을 감안해 '연동률 50%'를 손질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4+1 협의체에 참여하는 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초 합의보다 비례대표 의석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연동률까지 조정하게 되면 선거제도 개혁의 근본 취지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연동률을 줄이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심상정 대표가 언급했는데 저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우리 당 입장에서는 (당초 합의했던)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의 안을 가지고 정리해서 대화하는 상황이 아니다. 논의에 들어가서 협상이 시작되면 그 시점부터 상황에 맞춰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4+1 협의체에서 합의안이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 어느 한 쪽이 떨어져 나가면 4+1 공조 테이블만의 의결정족수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쟁점2. 본회의는 언제 열리고, 어떤 법안이 오를까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와 이인영 원내대표.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와 이인영 원내대표.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본회의가 언제 열리는지, 어떤 법안을 먼저 처리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현재까지 민주당은 9일 본회의를 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예산안은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닌 만큼 정기국회 내에 우선 처리하고, 자유한국당이 예산안 다음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시작하더라도 정기국회 회기 종료일인 10일에는 끝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회기가 종료되면 필리버스터도 종결되는 것으로 보고 다음 회기의 본회의에서 해당 안건을 곧바로 표결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민주당은 정기국회 이후 패스트트랙 법안 및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를 잇따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어떤 법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선 민주당은 4+1 협의체 첫 회의를 열고 정기국회 내 처리할 수 있는 예산안에 대한 협상부터 시작했다. 민주당 전해철, 바른미래당 채이배, 정의당 이정미, 평화당 박주현, 대안신당 유성엽 의원이 각 당의 실무 의원으로 참석했다.

전해철 의원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은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4+1 협의체 회의에서 예산안에 대해 얘기하고 대략적으로 그동안 예결위와 소위, 간사협의체에서 논의했던 내용을 설명드렸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예결위에서 정부 예산안을 심사할 수 있는 기한이 11월 30일까지이고, 그 이후로는 예결위에서 심사할 권한이 없다"며 "원래대로라면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다시 논의해서 대리인을 정해 논의를 이어가야 하는데, 어제까지 자유한국당과 어떠한 의미 있는 협의나 합의를 이루지 못해서 더 이상 자유한국당을 기다려 예산안을 논의하는 게 의미가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정기국회 내에 통과하려면 (본회의를 열 수 있는 남은 시간이) 6일과 9일, 10일밖에 없다"며 "현실적으로 6일은 어렵다고 생각해 9일이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쟁점3. 막판 변수는?

전날 최고위원회의로부터 임기 연장을 부결 받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해 인사하고 있다. 2019.12.04
전날 최고위원회의로부터 임기 연장을 부결 받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해 인사하고 있다. 2019.12.04ⓒ정의철 기자

마지막 변수도 여전히 남아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누가 오르냐에 따라 자유한국당과의 막판 협상 타결 가능성이 좌우될 수 있기 떄문이다.

공교롭게도 지금까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협상파' 대 '강경투쟁파'로 구분된다.

협상파로 분류되는 강석호 의원은 전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무너진 원내 협상력 복원"을 강조한 데 이어 이날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법안은 받아들일 수 없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는 협상을 해야만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하며 여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면, 또 다른 후보인 유기준 후보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패스트트랙 좌파독재 장기집권 시도를 철저히 막아내겠다"고 다짐하며 대여 강경투쟁 노선을 예고했다.

민주당도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대표 선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면 얼마든지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사실상 임기를 끝내고 새로운 원내대표가 온다고 하니, 자유한국당의 태도 변화가 있다면 협상의 문을 열어놓겠다"면서도 "그런 태도 변화가 없다면 기존 방침대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우리가 4+1 공조 테이블을 가동하지만 자유한국당에 완전히 문을 닫은 것은 아니다"라며 "자유한국당이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있다면 또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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