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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칠어진 트럼프의 입, 다가오는 북미 협상 시한

지난 3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말하면서도, “필요가 있다면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작년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또 2년 전 최악의 북미 관계하에서 쓰던 ‘로캣맨’이라는 표현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북한도 강경하게 받아쳤다. 4일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은 담화를 통해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가를 염두에 두고 전제부를 달기는 했지만 무력사용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하여 매우 실망하게 된다”라며 “만약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 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라고 했다. 오가는 말의 강도가 그동안과는 크게 달라진 셈이다.

말 뿐이 아니다. 북한은 지난 11월 28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를 포함해 올해 들어 13번이나 신무기를 시험했다. 미국은 E-8C 조인트 스타즈와 RC-135U 컴뱃 센트 등 최첨단 정찰기 2대를 상공에 띄웠다. 모두 일상적인 군사활동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북한이 미국을 향해 ‘새로운 해법’을 들고 오라고 한 시한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무심히 넘길 문제는 아니다.

북한이 그동안 공언해 온 ‘새로운 길’은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군 고위 간부들과 함께 백두산에 올랐고, 이번 달 말에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도 소집했다. 그동안 북미협상이나 남북관계 개선이 별다른 성과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더 이상 외부와의 협상에 연연하지 않고 ‘자력갱생’의 길로 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이 강경하게 대응한다면 한반도의 안보상황은 다시금 첨예해질 것이다.

한반도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건 바뀔 수 없는 원칙이다. 북한과 미국에게 각자의 계산법이 있겠지만 대화라는 틀을 벗어나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하다. 남은 시간이 짧다고 해도 최선의 대화 노력을 해야하는 이유다. 하나 더 지적할 것은 우리 정부의 무기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중재자, 촉진자가 되고자 했지만 본격적인 북미 협상 국면에서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는 한미동맹이라는 틀에 묶여 독자적인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 문제에서 당사자가 되려면 우선 스스로의 입지부터 다져야 한다. 이는 앞으로의 정세가 어떻게 되건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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