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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 “검사의 수사지휘, 사실상 ‘지배’...없애야”
경찰청 자료사진
경찰청 자료사진ⓒ뉴시스

‘경찰에 대한 사법통제를 위해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경찰이 “검찰 우월적 신화에 빠진 주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5일 경찰청 수사국 수사구조개혁단(경찰청 수혁단)은 신속처리대상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 검찰이 주장하는 내용을 요목조목 짚어서 반박했다. 특히 이날 경찰청 수혁단 관계자는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없애면 경찰이 마음대로 할 것이라는 주장은, 검찰은 성인이고 경찰은 검찰의 지휘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미성년자라는 시각이나 다름없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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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검찰의 수사지휘, 사실상 지배”

앞서 검찰은 “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수사지휘에 따른 사법통제가 필요하며, 이는 검경 간 협력의무에도 모순되지 않는다. OECD 다수 국가도 수사지휘권을 규정하고, 일본에서는 협력관계 규정과 일반적 지시 등 지휘규정이 병존한다”며,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경찰은 강하게 반박했다. 경찰청 수혁단은 “검찰은 수사지휘를 ‘사법통제’라고 주장하나, 실제로는 모든 수사기관의 수사를 마음대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수사지배’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검사는 경찰의 수사방법, 진행방향, 진행여부 등 모든 과정을 지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부당한 지휘가 있더라도, 경찰은 따라야만 하는 구조다. 이런 이유로 수사기관의 사건수사가 나중에 잘못됐다고 밝혀져도, 잘잘못을 따지기 힘들다. 경찰이 해당 사건의 피의자에게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려 해도, 검찰이 반복적인 보완수사 명령 등을 통해 검찰의견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잘잘못을 명확히 구분할 수 없어서 문제가 됐던 사건의 예로, 경찰청 수혁단은 ‘배우 장자연 사건’과 ‘김학의 전 차관 사건’ 등을 들었다. 두 건 모두 수사기관의 봐주기 수사로 논란이 됐던 사건이다.

경찰청 수혁단 관계자는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처럼 독립적인 수사가 보장됐다면, 최소한 누가 뭘 잘못했는지는 분명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는 상황에선 누가 뭘 했는지 (외부에선)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의 노동사건 수사에서도 나타나는 문제점이다. 올해 사업주에 대한 유죄판결이 쏟아진 유성기업, 발레오전장, 보쉬전장에서의 노조파괴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근로감독관들은 사업주에게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려고 했으나, 대부분 검사의 수사지휘 때문에 불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외부에서는 근로감독관과 검사의 의견이 일치해서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또 경찰은 ‘OECD 다수 국가도 수사지휘권을 규정하고 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경찰청 수혁단은 “(검찰 측이 말하는) 이들 국가 중에서도 검사가 직접수사를 하면서 경찰의 수사까지 지휘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 수사구조의 대표성을 갖는 G20 회원국에서 우리나라와 의장국(EU)을 제외한 18개국 중 13개국에는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면서 국가 수사구조 개혁 입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안에는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를 일부 폐지하고 경찰에 1차적 수사종결권을 주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에 검찰 측은 검찰이 경찰을 통제해야 하는데, 패스트트랙 안이 통과되면 통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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