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면 대상 목록’에 이석기 전 의원이 포함될까
지난 7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석기 전 의원 석방대회’ 참가자들이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손피켓을 높이 들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지난 7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석기 전 의원 석방대회’ 참가자들이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손피켓을 높이 들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정부가 새해를 맞이해 연말 특별사면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종 권한을 쥐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사면’에 준하는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특별사면 대상에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을 비롯한 과거 ‘적폐정권’의 희생양이 포함될지가 관건이다.

촛불정부 출범 후 두 차례 단행된 특별사면에 양심수는 없었다

‘박근혜 탄핵’으로 귀결된 촛불정국을 거쳐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임기 절반을 보내는 동안 국정운영 정상화와 개혁 작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한반도 정세의 변화를 만들어나가면서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시민단체와 인권단체를 비롯해 각계각층에서는 ‘양심수 석방’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양심수 석방을 과거 적폐정권이 무너뜨린 인권과 민주주의를 바로세우는 바로미터로 본 것이다. 이는 촛불정국 이후 문재인 정부에 요구되고 있는 핵심 과제인 ‘적폐청산’과도 맞닿아있다.

현재 사면 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주요 인물은 이석기 전 의원과 한상규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다.

이석기 전 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내란선동 등 예비적 혐의들로 징역 9년이라는 중형을 확정받고 올해로 7년째 감옥에 갇혀 있다. 이석기 전 의원이 연루된 ‘내란음모 사건’은 국제적으로도 표현의 자유와 인권 침해의 주요 사례로 꼽히고 있다. 나아가 사법농단으로 불리는 양승태 사법부의 대표적인 재판거래 피해 사건들과 직·간접적으로 맞닿아 있기도 하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진상 축소·은폐, 국정교과서 강행, 노동개악 강행 등 박근혜 정부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에 반대하는 대규모 민중총궐기 집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징역 3년이라는 실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하다가 작년 5월 가석방만 된 상태다. 한 전 위원장이 이끌었던 집회는 향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대규모 촛불집회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민주정부 수립과 함께 통상 이뤄지던 양심수에 대한 사면·복권 등의 조치는 문재인 정부에서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출범 직후에는 ‘준비할 여력이 없어서’ 특별사면 자체를 건너뛰었고, 그해 연말에 첫 특별사면이 가까스로 단행되긴 했지만 ‘서민생계형 범죄 사면’으로 한정되면서 적폐청산이나 국민통합과 같은 메시지를 던지지 못했다.

올해 3.1절 100주년을 맞이해 이뤄진 두 번째 특별사면에는 광우병 촛불시위 등 7건의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들이 새롭게 포함되긴 했지만, 이 역시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청와대 본관에서 천주교·개신교·불교·유교·원불교·민족종교 등 7대 종단 지도자들을 초청, 오찬을 함께 하고 있다.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청와대 본관에서 천주교·개신교·불교·유교·원불교·민족종교 등 7대 종단 지도자들을 초청, 오찬을 함께 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양심수에 대한 특별사면이 이번에도 단행되지 않으면 이석기 전 의원의 경우 자칫 문재인 정부가 끝날 때까지도 옥살이를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는 “자주와 평화, 화해와 통일을 주장하다가 박근혜 정치공작, 양승태 사법농단의 희생양이 된 사람”이라며 “말 몇 마디에 독방 7년 수감은 문명국에서 있을 수 없는 야만”이라고 비판했다.

그렇다고 문 대통령이 양심수에 대한 특별사면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은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9월 여야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한 전 위원장이 아직도 감옥에 있다’는 지적에 “저도 눈에 밟힌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12월 8대 종교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의원과 한 전 위원장을 석방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자, 문 대통령은 즉답을 피하면서도 “(특사를 한다면) 서민중심·민생중심으로 해서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지내던 2015년 8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 단행을 앞두고 “정부 비판자에 대한 탄압과 보복 등 정치적 사유로 처벌받은 국민에 대해 책임을 절감하고 정치적 반대자를 포용하는 국민통합적 사면이 실시돼야 한다”라며 양심수 사면에 옹호적인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2월 경기도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석기 전 의원 석방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지난 2월 경기도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석기 전 의원 석방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김슬찬 기자

“양심수 석방은 사법개혁과 적폐청산과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양심수에 대한 특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은 보수진영의 색깔공세에 정치적인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도는 동안 정세는 달라졌고, 특히 박근혜 정부 당시 여당이던 자유한국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심판론에 휩싸인 상황이다.

동시에 검찰개혁을 비롯한 사법개혁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국가폭력·공안탄압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양심수 석방이 사회적 흐름과 동떨어지지 않은 요구라는 것을 방증한다.

이에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는 “양심수 석방은 사법개혁과 적폐청산과 무관하지 않다. 이러고서 어떻게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대개혁을 이루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적폐정권이 부당하게 사법처리한 국민들은 차별과 배제 없이 사면 복권되어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오는 7일 광화문광장과 청와대 앞에서 이석기 전 의원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도 열릴 예정이다.

그런 가운데 법무부가 특별사면 대상을 국가보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사범까지 확대해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은 양심수를 포함한 ‘대사면’의 기대를 모을 만하다.

법무부가 최근 일선 검찰청에 내려보낸 기초자료 수집 작업 공문에는 특별사면 검토 대상으로 국가보안법 중 찬양·고무죄 위반 사범,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돼 피선거권이 제한된 선거사범, 일반 형사사범 등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 전화통화에서 “아직 할지 말지 결론이 나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통상 사면 대상은 법무부에서 검토하고, 그 범위는 각 시대적 상황과 국민정서를 다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게 된다”며 “그 결정은 대통령이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전 두 차례 사면 때와는 달리 정치인이나 양심수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면은 요건만 되면 모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답하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달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통합 차원의 특별사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매 계기마다 필요성이라든지 국민적 공감대에 있어서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계기마다 준비는 해둔다”고 밝힌 바 있다.

작년 12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석기 의원 석방대회’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적폐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작년 12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석기 의원 석방대회’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적폐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최지현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