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사설] 최태원-노소영이 다투는 재산은 정말 그들의 것인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4일 남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상대로 재산 분할 맞소송을 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18.44%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4일 종가 기준으로 최 회장의 SK㈜ 지분 가치가 약 3조 2890억 원이니 노 관장은 이 중 1조 3900억 원에 이르는 주식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셈이다.

세간에서는 “세기의 이혼 소송”이라거나 “규모가 다른 역대급 재산 분할 소송”이라며 관심을 쏟지만 한 마디로 어이없는 이야기다. 이 재산은 편법, 불법으로 재산을 불린 최 회장의 것도, 쿠데타로 집권한 독재자 노태우의 자식인 노 관장의 것도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법리적인 다툼은 최 회장이 보유한 3조 원 대의 재산 형성에 노 관장이 얼마나 기여했느냐의 여부로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재산의 원천은 1998년 최 회장이 사들인 SK㈜의 전신인 대한텔레콤 주식이었다. 최 회장은 이 주식을 사는 데 고작 2억 8000만 원을 투자했다.

이후 SK그룹 계열사들이 이 회사에 집중적으로 일감을 몰아줘 2억 8000만 원의 투자금은 3조 2890억 원으로 불어났다. 최 회장은 이 과정이 온전히 자신의 능력 덕이라고 주장할 것이고, 노 관장은 아버지 노태우가 대통령이던 시절 SK그룹을 지원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편법 일감몰아주기로 재산을 만 배 이상 불린 건 결코 최 회장의 능력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쿠데타 일원으로 대통령이 된 자가 사위 회사를 대놓고 밀어준 것 역시 노 관장의 능력이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두가지 경우 모두 회사와 국민을 기만한 범죄일 뿐이다.

그래서 그 돈이 내 돈이라며 다투는 이 부부의 행태는 염치가 없다. 물론 현행법 아래에서 이들의 재산을 국민이 돌려받을 길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부조리극을 지켜보는 것도 불쾌하기만 하다. 재산분할은 직접 땀 흘려 번 돈을 나누는 것이지, 범죄적 수법을 동원해 얻은 장물을 나누는 것이 아니다.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나 노 관장의 “사회를 위해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이 진정이라면 재산분할 소송에 앞서 그 재산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고백해야 마땅하다.

민중의소리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