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사설] 34살 여성총리 배출한 핀란드의 평등주의 정책

핀란드에서 34살의 여성인 산나 마린이 총리로 내정됐다. 우크라이나의 알렉세이 곤차룩 총리가 35세기 때문에 마린은 지구촌 최연소 총리로 기록될 전망이다. 단원제인 핀란드에서 총리는 내각의 실질적 수반이기 때문에 그는 앞으로 5개 정당으로 구성된 핀란드 연립정부를 이끌게 됐다. 놀랍게도 그가 이끌 5개 정당의 당수도 모두 여성이라고 한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세계 120위 권, 최하위에 머물고 40세 미만 국회의원이 비례 2명을 포함 3명에 머물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선 좀처럼 실감나지 않는 광경이다.

1907년 세계 최초의 여성의원과 지난 2000년에 세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배출한 나라가 핀란드다. 여성 총리도 이번이 3번째다. 1990년대 이래 내각의 절반은 대체로 여성이고 의회에서 여성은 40%대를 항상 웃돌고 있다. 핀란드의 이런 신기록 행진에는 1905년 여성노동자 총파업 이래 100여년 넘게 이어온 정치와 행정, 사회 문화 곳곳에 뿌리내린 평등주의정책을 함께 봐야한다.

특히 눈여겨 봐야 할 것은 핀란드의 복지정책이 노동과 건강, 주거문제를 해결한 1960년대 이후 여성, 육아, 청년학생에 집중해왔다는 점이다. 일례로 30년 전부터 모든 핀란드 대학생들은 대학과 전공 불문하고 정부가 제공한 학생주택에 입주할 권리를 갖고 있다. 학생들이 재학 중 결혼을 하고도 그 집에 머물 정도라고 한다. 핀란드의 육아정책도 많은 유럽나라에서 선망의 대상이다. 10년 전 영국의 여성단체들이 런던 거리에서 “나는 차라리 핀란드의 엄마가 되고 싶다”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일 정도다.

핀란드에서 여성과 청년의 정치사회적 지위는 대한민국에서 최근 벌어지는 페미니즘 열풍과 청년정치 바람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남성이 할당해주는 여성정치, 기득권세대가 1%,2%씩 양보하여 다양성이니 기회균등이니 하며 제공된 악세사리 같은 존재가 여성과 청년이 바라는 모습이 아니다. 남성기득권체제와 기성세대가 고수해온 정통주의에서 여성과 청년이 뚜렷한 일탈을 도모한다면 그것이 곧 사회개조의 창의적 해법이 될 수 있다. 핀란드에서 벌어진 일들이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에서도 일어나기를 희망한다.

민중의소리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