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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번엔 어린이안전법 볼모로 예산 내놓으라는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이 새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무차별 필리버스터를 철회할 것으로 보였으나 다시 오리무중이 됐다. 국회의원이 국민의 일꾼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을 대단한 양보나 시혜로 착각하고 있음이 다시 드러났다.

9일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는 대신 정기국회 내에 선거법과 검찰개혁법을 상정하지 않고 보류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선출된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합의에 동참했다. ‘4+1 협의’에 참가한 다른 야당은 분노했고 선거제와 검찰 개혁을 바라는 시민사회도 답답함을 느꼈다. 민주당은 여당으로서 정기국회 내 예산안과 계류 중인 법안을 통과시킬 책임을 더 크게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합의조차 몇 시간 뒤 무색해졌다.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필리버스터 철회 조건으로 예산안 합의를 내건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선거법과 공수처법·검경수사권조정법을 정기국회 이후로 미루기로 했으나 자유한국당은 예산안이 합의되지 않으면 필리버스터를 다시 들고나오겠다는 속셈을 드러냈다. 단식농성 한다, 필리버스터 한다면서 예산안 처리 시한이 넘도록 제대로 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자유한국당 자신이다. 그러더니 정기국회 하루를 남기고 자신들의 ‘쪽지 예산’을 밀어넣기 위해 다른 법안을 볼모로 잡은 셈이다.

알려졌다시피 계류중인 법안에는 ‘예견된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의 이름을 붙인 ‘어린이생명안전법’과 유치원3법 등이 있다. 자유한국당은 국민이 요구하는 이런 법안은 물론 자신들이 발의한 법안도 필리버스터로 막겠다고 선언했다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그럼에도 여야 합의를 뒤집고 필리버스터 철회에 예산안 합의를 새로 내건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 체제보다 더한 무책임과 무능력을 심재철 원내대표가 반나절만에 보여줬다.

선거제 개혁과 검찰 개혁을 더 미루는 것은 국민 의사에 반하는 반민주적 작태다. 아울러 예산안과 어린이생명안전법, 유치원3법 등을 처리하는 것은 국회의 당연한 직무이자 최소한의 도리다. 필리버스터니, 수정동의안 무제한 발의니 하는 꼼수로 개혁을 막고 금배지를 지키겠다는 자유한국당의 착각은 국민의 심판으로 산산이 깨질 것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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