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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해 넘긴 ‘이재명 대법원 판결’, 대법원의 고심은?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서 무죄 선고를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오후 경기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서 무죄 선고를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오후 경기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제공 = 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사직 유지를 결정지을 대법원 판결이 결국 해를 넘겼다. 1, 2심의 판단이 엇갈리고 공방이 치열한 사건인 만큼 대법원의 고심이 깊어지는 듯하다.

당초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 선고는 지난해 12월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공직선거법상 2심재판후 90일 안에 선고가 내려져야 한다는 시한 때문이다.

그러나 대법원 선고가 90일 시한을 넘긴 사례도 적지 않고, 2심이 끝난 지 한달 만인 지난해 11월1일 대법원 주심이 뒤늦게 결정된 것도 선고가 늦어지는 배경으로 보인다.

또 같은 혐의에 대해 1, 2심 유무죄의 판단이 엇갈리고, 양형에 대해서도 워낙 다툼소지가 많은 것도 대법원을 깊게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 지사에 대한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가 각계로부터 전달된 것도 대법원을 압박하고 있다. 많은 양의 탄원서가 온 만큼 재판 결과로 인한 여파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만 탄원서에 대한 법적인 근거는 없어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지사는 지난해 9월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1, 2심 모두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된 이 지사의 직권남용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TV토론회에서 이를 부인한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1, 2심의 판결이 엇갈렸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016년 경기도지사 선거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친형 강제입원 의혹'을 추궁하는 상대 후보의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지사의 TV토론회 발언을 두고 "적극적으로 입원절차가 진행됐던 사실을 숨겨 고의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판단했다. '친형 강제입원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이 지사가 '강제진단'을 시도했던 사실을 밝히지 않아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토론회 공방의 쟁점이 된 '친형 강제입원 의혹' 자체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도 일부 세부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발언을 한 것만으로도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볼 수 있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를 무죄로 판단한 1심에서도 '발언의 세부 내용이 약간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 되더라도 허위사실이라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또 상대 후보자와 공방이 오가는 합동토론회의 특성상 사실과 틀린 발언을 했더라도 허위사실공표에 대한 고의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도 지적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대법원 판례에서도 '즉시 반론이나 답변을 통하여 자신의 입장을 밝힐 기회가 주어지는 합동토론회의 특성을 고려해 볼 때,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공표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행하는 허위사실 적시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전원합의체에서 강제징용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이 열리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전원합의체에서 강제징용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이 열리고 있다.ⓒ김슬찬 기자

이 지사와 비슷한 사례에 대해 얼마전 대법원은 무죄로 판단하기도 했다.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사례다.

지난 9일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수 춘천시장에게 벌금 9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이 시장은 선거법상 금지된 호별 방문을 한 혐의와 이를 TV토론에서 부인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시장은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허위사실 공표 등에서 무죄가 나 직위 유지가 가능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선거후보자 TV토론회에서 "호별 방문 위반으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 맞느냐"라는 상대후보의 질문에 이 시장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한데 대해 "사실의 공표라기보다는 의견 표명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TV토론회에서 나온 발언에 대한 허위사실공표 혐의는 이 지사의 재판과 법리가 맞닿는 부분인 만큼 이 지사의 재판 결과를 예상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나오면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나오면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이 지사가 받은 벌금 300만원에 대해서도 적당한 양형인지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대총선 국회의원 당선자중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포죄로 기소된 재판에서 90만원 이상의 형이 부과된 사례는 없다는 것을 고려할 때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또 유권자들에게 후보자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보여주게 되는 TV토론회에서 발언으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받게 된다면 향후 후보자들이 TV토론회에 참석하지 않거나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대법원 선고를 앞둔 이 지사 측에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등에 대해 지난해 11월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한 상태다.

대법원이 이 지사 측의 위헌심판제청 신청을 인용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려야 할 경우, 선고는 더 늦어질 수 있다. 통상 헌재의 판단이 나오기까지는 1~2년이 걸린다. 그러나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선고를 내릴 수도 있다.

이 지사 측에서는 이르면 올해 1월 안에 대법원 선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대법원이 만일 벌금300만원 형을 확정해 이 지사의 당선이 무효가 되더라도, 오는 4월에 치러지는 총선과 함께 경기도지사 재·보궐 선거가 진행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상 공직사퇴 90일 전인 16일을 넘겨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백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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