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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문중원 기수 49재, 아내의 오열 “억울함 풀지 못한 남편, 제 옆에 맴돌아”
마사대부심사 부정 등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씨가 16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49재에서 오열하고 있다.  2020.01.16
마사대부심사 부정 등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씨가 16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49재에서 오열하고 있다. 2020.01.16ⓒ김철수 기자

“오늘은 제 남편의 49재입니다. 사람이 죽고 49일이 되면 영혼이 빠져나가 좋은 곳에서 다시 태어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 남편은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억울함도 풀지 못해 제 옆에 맴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편을 차가운 길가에 놔두고 있는 게 너무 아프고, 가슴이 찢어집니다. 따뜻한 곳으로 보내줘야 하는데, 마음처럼 일이 해결되지 않아 남편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저 때문에 이렇게 된 거 같아서, 나 때문인 거 같아서…” - 故 문중원 기수 아내 오은주 씨, 49재에서

故 문중원 기수가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함을 유서에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49일, 그의 극락왕생(極樂往生, 편안한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것)을 비는 49재(四十九齋)가 서울 종로구 조계사 극락전(極樂殿)에서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사회위원회 주관으로 엄수됐다. 그의 아내 오은주 씨와 자녀, 부모, 장인·장모, 친척, 동료 기수·마필관리사,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 노조·시민사회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유족과 동료들은 “故 문중원 기수가 남기고 간 과제, 우리가 풀겠다”며, 그의 명복을 빌었다.

1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치러진 49재였지만, 어린 딸과 아들도 자리를 지키며 아버지의 명복을 빌었다. 9살 딸은 방송카메라가 낯선지 부산하게 움직이는 방송카메라 기자들을 응시하면서도, 아버지의 죽음에 눈물 흘렸다. 6살 아들은 아버지의 죽음과 49재의 분위기가 이상한지 49재 내내 이모의 다리에 얼굴을 파묻었다.

마사대부심사 부정 등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씨가 16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49재에서 딸을. 안고 있다.  2020.01.16
마사대부심사 부정 등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씨가 16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49재에서 딸을. 안고 있다. 2020.01.16ⓒ김철수 기자
16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마사대부심사 부정 등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 49재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씨가 절을 올리고 있다.  2020.01.16
16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마사대부심사 부정 등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 49재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씨가 절을 올리고 있다. 2020.01.16ⓒ김철수 기자

유족의 오열..“마음 편히 보내주고 싶다”

49재는 사람이 죽은 뒤 49일째 되는 날 죽은 이의 명복을 비는 불교식 제사의례다. 불교에선 이 기간 동안 고인의 생전 업에 따라 다음 생이 결정된다고 믿고, 고인이 부디 좋은 곳으로 환생하길 기도한다.

하지만 故 문중원 기수의 49재는 아쉬움과 분노, 한탄 속에서 열렸다. 유족과 노조·시민사회가 그의 죽음의 원인이 된 한국마사회의 부조리를 바로잡기 위해 상경한지 20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한국마사회 측이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한국마사회가 발표한 일부 개선책은 유족과 동료들의 요구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졸속 안이었다.

49재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 위원장 혜찬 스님은 “성실하게 살아오고, 자녀에게 크리스마스 이브 날에 맞춰 선물을 배송시켜 달라 했던 다정했던 문중원 열사가 극단의 길을 택하게 된 이유가 뭘까 생각하게 된다”며 “故 문중원 열사는 우리에게 많은 화두를 던지고 갔다. 우리가 열사 정신을 받아서 보다 웃음꽃 활짝 핀 사회, 부정비리 없는 맑고 향기로운 사회 만들어 나가는 것이 그를 웃으면서 보내줄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중원 열사여, 갑질과 비리가 판치는 사바세계(娑婆世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일은 모두 벗어버리고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만 기억하시길 바란다”고 빌었다.

49재 직전, 마이크를 잡은 문 씨의 아내 오은주 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오열했다.

남편이 한국마사회의 부조리가 바로잡히길 바라며 유서에 남긴 내용을 관철하기 위해, 노조와 함께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오 씨는 “제 힘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름 열심히 발버둥 치고 있다”며 “(그런데) 아프지도 않고 잘 버틴다. 어디서 이렇게 힘이 나는지 지친 몸을 또 일으킨다. 아마 화목했던 가정에 꽃처럼 피어난 우리 아이들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빠의 빈자리가 크겠지만, 아빠가 남기고 간 흔적을 슬픔으로 바라보기보단 행복했던 추억으로 바라보는 아이들로 키울 것”이라며, “반드시 남편의 한을 풀어주고 웃으며 우릴 바라볼 수 있도록,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사대부심사 부정 등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의 아버지가 16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49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1.16
마사대부심사 부정 등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의 아버지가 16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49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1.16ⓒ김철수 기자

문 씨의 아버지 문군옥 씨는 故 문중원 기수의 49재를 찾아준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故 문중원 기수가 마음 편히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추운 날씨에도 우리 중원이의 억울함과 모든 노동자들이 부당한 대우·갑질을 당하지 않고, 이런 극단적 선택이나 (사고로) 죽어나가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고생해주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여러분의 외침이, 그리고 우리 아들 중원이의 몸부림이 마지막이 되어 앞으로 이런 억울함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버지 문 씨는 “우리 중원이에겐 9살 딸과 6살 아들이 있다. 지금은 이모가 돌보고 있고, 오늘은 이 자리에도 와 있다”며 “아이들은 매일같이 아빠 언제 오냐고 졸라댄다고 한다. 아빠가 영원히 돌아올 수 없다는 걸 모르는 저 아이들은 기다리고 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문 씨는 “공기업인 한국마사회에서 갑질과 비리로 일어난 사회적 타살임이 분명함에도, 마사회는 이러다 말겠지 생각하는 것인지, 경찰까지 동원해 우리 며느리를 폭행까지 했다”며 “유족 면담도 거부하고 있다가 여론이 확산되자, 최근에서야 저희가 위임한 공공운수노조 관계자와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제도가 개선될 때까지, 중원이의 죽음 헛되지 않도록 싸워 요구사항을 관철하겠다. 부당한 지시와 억울함이 없도록 하여 중원이 마음 편히 하늘나라로 보내주고 싶다. 계속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혜찬 스님의 염불소리에 맞춰 49재가 진행됐다. 아내와 자녀부터 시작해 문 씨 영정 앞에 절하며 그의 명복을 빌었다.

49재 의식 순서가 끝난 뒤엔, 공공기관 한국마사회에서 잇따라 벌어진 기수·마필관리사들의 죽음에 대해 그 책임을 정부에 묻기 위해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그리고 다시 故 문중원 기수의 시신이 놓여 있는 광화문 정부청사 앞 시민분향소까지 다시 행진해 49재를 마무리했다.

마사대부심사 부정 등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의 유가족과 동료 시민대책위가 16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49재를 마친 뒤 청와대로 행진을 하다가 묵념을 하고 있다..  2020.01.16
마사대부심사 부정 등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의 유가족과 동료 시민대책위가 16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49재를 마친 뒤 청와대로 행진을 하다가 묵념을 하고 있다.. 2020.01.16ⓒ김철수 기자
마사대부심사 부정 등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의 유가족과 동료 시민대책위가 16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49재를 마친 뒤 청와대로 행진을 하고 있다.  2020.01.16
마사대부심사 부정 등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의 유가족과 동료 시민대책위가 16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49재를 마친 뒤 청와대로 행진을 하고 있다. 2020.01.16ⓒ김철수 기자
마사대부심사 부정 등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씨가 16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49재를 마친 뒤 청와대로 행진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0.01.16
마사대부심사 부정 등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씨가 16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49재를 마친 뒤 청와대로 행진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0.01.16ⓒ김철수 기자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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