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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계약서 미작성·미지급 50인 이하 사업장 40% 넘어, 과태료 대상”

50인 이하 사업장 중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근로계약서를 노동자에게 주지 않는 사업장’이 4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인 이하 사업장 중엔 음식·숙박·식품 관련 사업장이 많아 ‘주15시간 미만 단시간 노동’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이 주52시간을 넘는 경우가 20% 이상이었고, 절반을 훌쩍 넘는 사업장이 시간외수당이나 야간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는 2월 4일 개통식을 앞둔 ‘2020 권리를 빼앗긴 전태일들과 함께 유니온을 권유하다’(이하 ‘권유하다’, 대표 한상균)는 16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인 미만 사업장’을 비롯해 ‘5~19인’, ‘20~50인 사업장’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권유하다 정책위원 최은실 노무사는 “단기간 걸쳐 가장 기본적인 항목에 대한 간이조사였기에, 응답 표본수가 적고 내용이 충분하진 않지만, 짧은 기간 조사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있는 결과가 다수 발견된다”며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장시간노동이 줄지 않고 있고, 여전히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는 문제점 등이 발견된다고 밝혔다.

이날 권유하다가 발표한 실태조사는 지난해 11월 20일부터 12월 29일까지 40일간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된 것으로, 총 552명의 50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가 응답한 결과다. 조사에 참여한 노동자의 251명(47%)은 5인 미만 사업장, 153명(29%)은 5~19인 사업장, 109명(19%)은 20~50인 사업장에서 각각 일한다고 밝혔다. 사업장 규모를 모른다고 답한 노동자도 28명(5%) 있었다.

권유하다가 실태조사에 참여한 50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근로계약서를 쓴 적이 있는지 물은 결과, 이와 같았다.
권유하다가 실태조사에 참여한 50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근로계약서를 쓴 적이 있는지 물은 결과, 이와 같았다.ⓒ권유하다 제공

“50인 이하 44%, 근로계약서 미작성·미지급”
“5~20인 50% 이상, 시간외·야간 지급의무 안 지켜”
“50인 이하, 4대보험 가입률 80% 못 넘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응답자 중 301명(56.1%)만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서를 한 부 받았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이 조사결과대로라면, 조사 참여 대상자가 속한 사업장 중 약 44%의 사업장이 모두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업장이 되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임금, 소정근로시간,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등이 명시된 서면을 노동자에게 교부하여야만 한다. 이를 교부하지 않았을 시엔 근로기준법 미작성 및 미지급 사업장으로 과태료 지급 대상이다.

최 노무사는 “현재 근로계약서는 작성이 되더라도 사용자 일방에 의하여 작성되며, 그 내용이 매우 형식적이고 부실하다는 점도 문제지만, 이러한 문제점에 앞서 제대로 작성되고 있지 못하다는 측면에서 지난 십여 년간 한 발짝도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 게 확인된 것”이라며 “조속히 근로계약서 작성 및 지급 관행을 안착 시켜 노사관계가 안정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52시간을 초과해서 일하는 노동자’가 43명(19%)으로 나타나, 장시간 노동 문제가 확인됐다. ‘주40시간~주52시간’의 경우도 269명(55.6%)으로 조사됐는데, 이와 관련해 최 노무사는 “주48시간~주52시간 노동이 법정 가능노동시간이긴 하나, 상시적으로 주48시간 이상을 일한다는 것은 연장근로가 항상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장시간 노동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주48시간 이상 일한다는 응답자 수는 90명(39.8%)에 달했으며, 100시간 정도 일한다는 응답자도 4명이나 있었다”며 “소규모 사업장의 장시간 노동 문제가 여전히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고 짚었다.

시간외수당과 야간근무수당을 받지 않거나, 받는지 모르겠다는 응답도 각각 57.5%(미적용 50.7%/모름 6.9%), 62.5%(미적용 55%/모름 7.5%)로 조사됐다. 이렇게 시간외수당과 야간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는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더욱 심해졌다.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현재 법률상 연장·야간·휴일근로가산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미적용 수치가 상당할 것으로 예측이 가능한 수치이긴 하다. 하지만 지급의무가 있는 5인 이상 20인 미만의 사업장의 경우에도 50%가 넘는 사업장이 이를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대 보험 가입률과 적용률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루어졌는데, 고용보험은 75%, 건강보험은 82%, 국민연금은 76.6%, 산재보험은 69%로 나타났다. 사회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2012년 2월부터 소규모 사업을 운영하는 사업주와 소속 노동자의 사회보험료(고용보험·국민연금)의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사업인 ‘두루누리 사회보험’이 운영된 지 9년 차를 맞이했음에도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가입률 및 적용률이 80%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확인된 것이다.

조사에 참여한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의 86.9%가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가입했다는 노동자도 9.4%였고, 필요 없다고 답한 노동자는 3.7%였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있다면 가입하겠다는 의사는 57.1%에 그쳤다. 최 노무사는 “노조가 필요하다면서도 가입하지 않겠다는 응답의 이유가 무엇인지에 따라 행정당국의 할 일이 정해질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는 “노조가 필요하지만 가입하진 않겠다는 이유가 노조의 구조나 노조의 역할 때문이라면, 노조의 자성과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면서도 “노조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이유가 노조 활동으로 인해 발생할 피해의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면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노동권에 대한 사용자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권유하다는 지난해 10월 9일 창립발기인대회를 열고 ‘일하는 사람 누구나 권리찾기 1000일 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권리찾기운동의 첫 단계로, 이번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권유하다는 오는 2월 4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개통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곧바로 ‘가짜 5인 미만 사업장 고발운동 돌입 기자회견’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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