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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한진 CY부지 개발 협의..“제2의 엘시티 안 돼”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 위치한 옛 한진 CY(컨테이너 야적장) 부지.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 위치한 옛 한진 CY(컨테이너 야적장) 부지.ⓒ부산시

부산시가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민간사업자의 옛 한진 CY(컨테이너 야적장) 부지 개발사업을 검토하자, 일각에서 “제2의 엘시티 사업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엔 컨테이너 물량이 부산신항으로 옮겨가면서 비어 있는 5만4714㎡ 규모의 옛 한진 CY 부지가 있다. 부지는 수영강을 끼고 센텀시티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업계에선 센텀시티와 센텀2지구를 잇는 지리적 요인까지 얹어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한다.

한진은 토지 용도 제한으로 상업 개발이 불가능하자, 3년 전 부산지역의 한 건설사에 부지를 처분했다. 그러다 시가 지난해 첫 번째 사전협상제도 대상지로 이곳을 결정했다. 협상 결과에 따라 본격적인 개발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사전협상제도’는 도시지역 내 5000㎡ 이상의 유휴 토지 또는 대규모 시설 이전 부지를 개발할 때 시와 민간 제안자, 외부전문가가 함께 관련 내용을 일괄 결정하는 제도다. 토지의 용도 변경과 개발계획 수용 등을 처리할 수 있다.

부지를 매입한 건설사는 개발계획을 시에 제출한 상태다. 이에 시는 ‘사전협상제도’ 도입을 통해 공공과 민간 간 조정을 통해 양측의 이해관계를 중재하고, 합리적 대안을 도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부산시청.
사진은 부산시청.ⓒ민중의소리 김보성 기자

이 결과 지난 20일 협상조정협의회가 열렸다. 시는 이날 일정이 사전협상제도에 따른 전국 최초의 회의라고 강조했다. 시는 관련 부서 협의, 시민 토론회 및 도시계획 자문 내용을 사업자에 전달하고 이후 협의를 지속해나가자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합법적인 특혜를 준다’는 논란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건설사의 계획을 보면, 한진 CY 부지에는 높이 69층(225m), 3071가구 규모의 주거시설, 레지던스, 판매시설 등을 조성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사실상 센텀시티와 같은 초고층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제2의 엘시티’라는 말까지 언급하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부산참여연대는 22일 “주거가 불가능한 준공업지역인데도 사전협상제도를 거쳐 주거가 가능한 부지로 상향됐다”며 “이것만으로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상업지로의 용도변경을 통한 특혜로 사업자가 1100억 원을 환원하겠다고 제안했다는데, 관련 기준에 따른 적합성을 검증하고, 총사업비와 이익에 대한 산정도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사전협상제도의 허점도 짚었다. 이들은 협의회가 공공 3-5명, 외부전문가 2-3명 외에 사업자가 3-5명이 참여하는 점을 들며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구성되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협상조정결과에 대해서도 “사업계획의 타당성, 적정성이 우선 고려돼 사회적 환경·교통과 지역주민, 부산시민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한진 CY개발이 부산의 가장 큰 적폐인 제2의 엘시티가 될 기로에 놓여있다”고 우려했다. 부산참여연대는 “사전협상제도가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꼼수가 된다면 한진 CY 부지 개발이 엘시티 개발로 변질될 수 있음을 시가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시의회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전 열린 283회 2차 본회의에서 도시안전위원회 배용준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옛 한진 CY 부지의 용도변경 문제점을 지적했다. 배 의원은 “개발자는 2~3조 원대 규모의 APT, 상가분양 사업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본다”며 “추정이익이 50%라고 해도, 시민이 이를 납득할 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그는 “사업자가 꼭 상업지역으로 개발하고 싶다면 해당 부지 절반을 시에 공공기여로 제공하거나 상업지역이 아닌 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하고, 개발이익의 일부를 공공기여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땅을 특정 개인에게 혜택을 주고, 개발이익 환수가 적다면 큰 문제인 만큼 공정하게 도시계획 변경권을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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