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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자유한국당 SNS에 올라온 ‘미래한국당 후원 계좌’, 선관위 위법 검토 중
2020년 2월 3일 자유한국당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 후원회’ 안내 글. 해당 게시글은 4일 삭제조치 됐다.
2020년 2월 3일 자유한국당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 후원회’ 안내 글. 해당 게시글은 4일 삭제조치 됐다.ⓒ자유한국당 페이스북 페이지

지난 3일 자유한국당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다른 정당 창당 준비에 후원을 조장하는 게시 글을 올렸다. 바로 자신들이 자매정당이라 주장해 온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의 후원회 계좌를 공지하면서다. 자유한국당은 “후원은 투자다!”라며 지지자들에게 “자유한국당과 미래한국당에 투자해달라”고 촉구했다.

한술 더 떠 자유한국당은 “국민 누구나(공무원 등 일부 제외) 자유한국당과 미래한국당에 중복으로 후원할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2020년 총선승리 자유한국당과 미래한국당이 함께 하겠다”고 내세웠다.

홍보물에는 자유한국당 중앙당 후원회 계좌와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준위 후원회 계좌가 큼지막이 적시됐다.

한 정당이 다른 정당의 창당 준비를 도와가며 후원까지 독려하는 것은 그동안 정당사에 비춰볼 때 전례 없는 황당한 사건이다. 엄격하게 해석하면 위법 가능성이 있다.

자유한국당이 미래한국당의 후원금 모금을 고지·광고하는 것은 특히 정치자금법 제15조에 저촉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정치자금법 제15조는 정당 후원회가 후원금 모집을 고지·광고할 때 다른 정당·후보자 등에 관한 사항을 포함할 수 없도록 한다. 여기서 ‘후원금’은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게 기부·제공되는 금전이나 유가증권 등을 말한다.

자유한국당도 게시물 논란을 의식했는지 지난 4일 해당 게시물을 곧장 삭제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총무국 관계자는 6일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미래한국당이 중앙당을 창당했기 때문에 게시글을 내린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미래한국당 중앙당이 5일 공식 출범함에 따라 창당 준비 과정에서 사용한 후원회 계좌는 폐지했고, 새로운 ‘중앙당 후원회 계좌’를 만들 예정이기 때문에 당원들의 혼선을 막고자 게시물을 지웠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 관계자는 ‘창준위’는 정당의 창당을 돕는 임의 단체일 뿐 엄연히 ‘정당’과는 다르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이 홍보를 도와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창준위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바른미래당 소속이었던 새로운보수당 의원들도 거기(바른미래당)에 있을 때 다 창준위 활동을 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정당이 아니라) 창준위의 계좌번호가 나와 있는데 트집 잡지 말라”며 “(미래한국당 창당 이후) 이제부터 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연한 별개의 정당이 생긴 것이니 우리가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 창준위 활동은 (정당이) 아니니 (문제가 없는 것으로) 봐주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자유한국당과 미래한국당에 국민 누구나 중복으로 후원할 수 있다’고 묶어 광고한 것과 관련 “선관위에서 확인받고 한 것”이라며 “국민들이 (후원 방법을) 궁금해하니까 알려드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두 당을 묶어 홍보한 이유에 대해 “광고 기법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 기법 갖고 (뭐라) 그러지 말라”고 요구했다.

법의 허점을 노려 ‘위성정당 창당’이라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그동안 미래한국당 홍보에 대놓고 앞장서 왔다. 전날 미래한국당 창당대회에도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위성정당의 출범을 환영했고, 특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자유한국당과 오늘 창당한 미래한국당은 한마음, 한 몸”이라고 축사했다.

지금까지 두 정당이 사실상 ‘같은 정당’이라는 증거는 넘쳐난다. 현재 경상북도 영주시에 있는 미래한국당 경북도당 사무소 소재지가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의 지역 사무실 주소와 같은 점, 자유한국당 공식 홈페이지에 ‘미래한국당 인턴직원 모집 공고’ 글이 올라와 있는 점 등이 그 일례다.

자유한국당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미래한국당 인턴직원 모집 공고’
자유한국당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미래한국당 인턴직원 모집 공고’ⓒ자유한국당 홈페이지 갈무리

자유한국당이 미래한국당 인턴직원 모집 글을 직접 올려준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당직자이자 미래한국당 창준위 발기인을 역임한 관계자는 “미래한국당 창준위가 자유한국당에 돈을 주고 공고해달라고 한 것”이라며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통화에서 “지금 미래한국당이 완전히 위장정당이라는 여러 가지 증거들이 너무 명확하다”며 “이것을 정당으로서 인정해줄 건지 말 건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앞서 일들은 다 그 판단을 하는데 중요한 하나의 증거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 공동대표는 “이런 행태 하나하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처 법을 만들어 놓지 못했다. 이런 일은 전 세계에 없는 일인데 여기에 대해서 처벌조항을 만들어놓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곧 미래한국당이 창당 등록을 신청하면 선관위가 받아줄지 말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선관위는 현재 자유한국당의 미래한국당 홍보, 미래한국당 창준위 후원회 계좌 광고와 관련해 위법성 여부를 검토 중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 소관 부서에서 관련된 법 조항을 검토 중”이라며 “어느 딱 하나의 조항만 보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자유한국당에서 미래한국당 홍보와 관련해 위법 사항 문의를 했는지 여부와 관련 “그런 것은 없었다”며 미래한국당 창준위 후원회 계좌 광고와 관련해서도 “저희에게 그런 것이 게시 가능한지 해석이 들어온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02.05.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02.05.ⓒ뉴시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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