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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장 만능론자들은 입을 닫아라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마스크 대란이 진정되는 모습이다.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 공적 판매처에서 저가(低價)의 마스크가 원활히 공급되면 마스크 가격은 더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그동안 “모든 거래를 시장에 맡기자”고 주장했던 미래통합당 등 자칭 시장주의자들은 이 사태에 대해 그 어떤 비판도 할 자격이 없다는 점이다.

그들은 오랫동안 ‘시장 만능론’을 설파하며 정부의 시장개입을 극도로 혐오했다. 수요와 공급, 보이지 않는 손(가격)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주류 경제학에 대한 맹신 탓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최근 마스크 품귀 현상에서 나타났듯이 시장주의자들이 신(神)으로 모셨던 가격은 위기 상황에서 전혀 제 기능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시장주의자들이 이제 와서 정부의 대응이 옳았느니 틀렸느니 평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시장주의자들은 그동안 의료 민영화를 줄기차게 주장했는데, 만약 그들의 주장대로 영리병원이 한국을 지배했다면 이번 사태가 어떻게 진행됐을지 상상조차 하기 끔찍하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이야 시장주의자들이 입을 닫고 모든 책임을 정부에 돌리지만, 사태가 진정되면 또 다시 정부의 시장개입에 극렬히 반대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이중성은 세계 자본의 공통된 속성이다.

이들은 자기들이 위기에 처하면 정부에 구제금융을 요구한다. 외환위기 때 한국의 재벌들이 그랬고,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 월가 자본이 그랬다. 그런 그들은 위기를 넘기면 다시 국가를 비난하고 시장을 칭송한다. 국가가 복지정책으로 민중들을 돌보려고 하면,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가증스러운 이중성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의 기능과 정부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무엇보다 시장 만능론을 외치는 시장주의자들과 단호히 결별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시장이 아니라 국민의 삶과 건강, 생명과 안전을 진정으로 위하는 공공성으로 무장한 정부와 국가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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