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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접국 간 입국 제한, 감염병 대책 될 수 없다

일본 정부가 한국인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중단하고 입국시 14일 격리 방안을 채택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정부가 일본인에 대한 비자면제조치를 중단하고 일본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중국과 유사한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기로 했다. 한일 양국 간 인적 교류가 사실상 ‘셧다운’에 가까울 정도로 제한되는 셈이다.

한일 두 나라는 연간 100조원의 교역을 하고 1천만명 수준의 사람이 오가는 관계다. 입국 제한이 인적 교류는 물론 교역 및 투자 활동에서 큰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일본 정부는 이번 조치를 이달 말까지로 제한했고, 한일 양국의 코로나19 방역 상황에 따라 장벽이 낮아질 가능성은 있지만 인접한 나라들 사이에 밀접한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입국 제한 조치가 취해지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감염병은 특정 국가나 지역, 개인의 책임이 될 수 없다. 물론 현 시대엔 국경을 넘는 대규모의 사람과 물류가 존재하기에 감염병이 전 지구적으로 크게 확산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것은 맞다. 그러나 감염병이 생겨날 때마다 국경을 닫는 식이 된다면 그 불확실성과 두려움이 감염병보다 더 큰 피해를 낳게 된다. 더구나 지금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처럼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고 방역 경험이 없는 때도 아니다. 테워드로스 WHO(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우리는 코로나19라는 공동의 적을 대면하고 있다”면서 “모든 국가가 화합해야 한다는 게 WHO의 의견”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방역 역량이 매우 취약한 나라라면 일시적으로 국경 봉쇄를 택하는 것도 이해할만 하다. 하지만 한일 양국은 세계적으로 매우 뛰어난 방역 역량을 보유한 나라다. 상호간에 이런 입국제한 조치를 할 합리적 우려가 없다.

일본 정부가 이런 이치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정치적 궁지에 몰린 아베 정권이 ‘한국 때리기’를 통해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 정부는 이번에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을 발표하면서 중국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했는데, 중국에서의 코로나19가 소강 상태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합리적이지 않다. 결국 한중을 묶어 코로나19에 대한 책임을 돌리려는 것일 테다.

일본 정부의 비합리적 조치에 대해 우리 정부는 상응 조치로 맞섰다. 이는 ‘팃포탯’전략으로 양국 간의 그 동안 관계를 감안하면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이런 비정상적 관계가 장기간 지속될 수는 없다. 더욱이 지금은 새로 등장하는 글로벌한 문제들을 국가간 협력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때다. 일본과의 치열한 대화와 협상이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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