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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감스러운 민주당의 비례정당 참여와 형해화된 선거법

민주당이 결국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13일 발표된 민주당의 전당원 투표에서는 74.1%의 투표자가 연합정당 참여를 찬성했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에 맞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연합정당 참여는 직접 위성정당을 만든 미래통합당의 경우와는 다르다. 미래통합당이 고의적으로 개정 선거법의 취지를 무력화하고 사실상 또 하나의 미래통합당이라고 할 미래한국당을 만든 건 제도의 빈틈을 노려 의석을 훔쳐가는 행위였다. 민주당이 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하면서 미래통합당의 ‘반칙’을 이유로 든 것도 그 때문이다.

비록 동기와 형태가 다르다고 하지만 총선에서의 민의를 왜곡한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비례정당 참여는 매우 유감스럽다. 무엇보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과 마찬가지로 직접 비례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 지역구의 95% 이상에서 당선자를 낼 것이 확실시되는 두 거대 정당이 모두 비례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건 한심한 일이다.

대신 두 거대정당이 모두 비례용 정당을 내세우면서 애초 선거법 개정의 취지였던 표의 비례성이나 정당 선택의 다양성은 완전히 형해화됐다. 승자독식의 지역구 선거에 이어 비례대표 의석 역시 승자독식으로 귀결될 판이다. 애초 선거법 개정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의석 확보로 이어가려했던 소수 정당들은 선거법 개정 이전과 다름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더구나 선거법 개정을 전제로 다양한 의제와 정책을 내걸고 창당했던 정당들은 아예 국민의 심판을 받아볼 기회마저 잃게 됐다.

남은 것은 연합정당을 통해 소수정당의 참여를 보장하는 문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연합정당 참여를 발표하면서 민주당의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국민의 선택을 정당 간의 협상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그 선의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정당성이 확보된 것은 아니다. 나아가 민주당과 다른 소수정당 사이의 정책 협상, 후보의 순번 협상 등이 잡음을 내면서 전개된다면 애초의 선의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참여할 정당이 위성정당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기득권을 포기하는 정도를 넘어 정강정책에서 비례후보 배분에 이르기까지 일체의 관여를 중단해야 한다. 아예 민주당 출신의 비례후보를 배제하는 결단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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