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사설] ‘텔레그램 n번방’사건에 쏠린 340만 명의 청원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통한 용의자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0만명을 넘어섰다. 역대 청와대 청원 중 가장 많은 인원의 동의를 받은 것이다. 지난주 수요일에 올라온 이 청원은 불과 5일 만에 200만명을 넘었다.

이와 별도로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하는 국민청원에도 140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여했다. 두 청원을 합쳐 340만명의 국민들이 이 사건에 대한 엄중 처벌을 요청한 것이다. 참여의 규모나 속도는 이 사건에 대한 국민의 공분이 어떤 것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박사방’ 운영진은 미성년자를 포함해 피해 여성 74명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도록 강요했고, 이를 수십만원의 ‘가입비’를 받아가면서 유포했다. 차마 인간으로서 용납하기 힘든 악랄한 범죄다. 운영진이라고 할 이들의 범죄 행태도 충격적이지만 텔레그램 방에 가입한 유료회원들이 보인 모습 역시 충격적이었다. 이들은 더 자극적인 영상을 요구하거나 지인들의 사진을 무단으로 올리는 등 사실상 공범의 역할을 했다.

텔레그램은 결코 잡히지 않는다는 황당한 믿음 아래서 수십만명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이런 범죄 행각을 거듭했다는 건 이번 사건을 몇몇의 일탈적 범죄로만 보아서는 안된다는 걸 말해준다. 엄정한 처벌과 더욱 강화된 처벌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행법은 성착취물의 촬영과 배포를 처벌하지만 단순 소지는 처벌하지 않고 있다. 미성년자의 성착취물 소지에 대해서만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 정도로는 독버섯처럼 퍼져나가는 디지털 성범죄를 막기는 부족하다고 본다.

여성을 교묘한 수법으로 속여 지배와 협박을 거쳐 성착취에 이른 것이나, 이를 목격하면서도 제지하기는 커녕 적극적 동조한 것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범죄다. 이번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또다시 솜방망이 처벌로 끝난다면 민주 사회의 기반이라고 할 사회구성원 사이의 신뢰와 연대가 무너지게 될 것이다. 관련 당국의 엄정한 대처를 주문한다.

민중의소리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