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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적 팬데믹에도 대북·대이란 제재 고집하는 미국

줄서기 마스크 대란이 정점에 이르자 개성공단에서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호소가 주목을 받을 때쯤이 2주 전이다. 매달 위생마스크 100만장은 기본이며 면마스크에다 위생방호물품까지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으니 당장이라도 가동할 수 있다면 늦출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생명을 구하는 방역문제만큼은 남북이 따로 없을 테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최소한의 소통은 유지해왔으니 가능하지 않겠냐는 실타래 같은 희망이 조심스럽게 피어올랐다. 단 하나 걸리는 게 있다면 혹시나 있을지 모를 미국의 제동이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여러 번 개성공단 재개를 희망했지만 번번이 미국의 반대에 부딪혀 왔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미국은 또 딴지를 걸었다. 지난 13일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가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이행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펴, 개성공단의 생산 희망을 일거에 잠재운 것이다. 북한에 직간접적인 현물·현금 전달은 안 된다는 게 그 배경이었다.

미국의 제재 때문에 애가 타는 곳은 또 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연일 사망자가 폭증하는 이란이다. 최근 로하니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도움을 요청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건 환자를 조기에 가려낼 한국산 진단 키트였다. 그러나 이란과의 금전 거래를 금지시킨 미국의 제재가 풀리지 않아 이마저도 가로막혀 있다. 제재 완화를 통한 인도주의적 물품 거래는 허용할 법도 하지만 미국은 요지부동이다.

반인륜적이다. 이미 팬데믹 상황으로 지구촌 모두의 재난에 빠져가는 마당에 일방의 제재를 무기로 상대국의 고통을 쥐어짜내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래 놓고 자국민을 위해서는 2조 달러를 부양책으로 내놓는다고 하니 어찌 깡패국가라 말하지 않을 수 있는가.

지금은 미국도 팬데믹의 후과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벌써 확진자만 2만 6천명으로 전 세계 3번째다. 한 나라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어 국제 협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미국도 생각을 바꿔 협력에 조건을 달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여전히 일방주의로 누르겠다면, 머지 않아 그 부메랑이 고스란히 미국을 향해 날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톡톡히 알아야 할 것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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