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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면죄부 남발’ 오덕식 판사가 ‘박사방’ 사건 맡았다
29일 녹색당·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 등은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성 적폐 재판부에 여성들을 잃을 수 없다. 판사 오덕식은 옷 벗어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2019.11.29
29일 녹색당·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 등은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성 적폐 재판부에 여성들을 잃을 수 없다. 판사 오덕식은 옷 벗어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2019.11.29ⓒ녹색당

성폭력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줬던 서울중앙지법 오덕식 부장판사가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진 사건을 담당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노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 부장판사는 고 구하라 씨, 고 장자연 씨 사건뿐 아니라 다수의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자들의 손을 들어줘 ‘성 적폐’ 판사로 지목된 인물이다.

27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성명을 통해 “오덕식 판사는 텔레그램 성착취 관련 재판을 맡을 자격이 없다”라며 “사법부는 성폭력 관련 재판에 성인지 감수성 있는 재판부를 배당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라”라고 촉구했다.

앞서 텔레그램 단체방 ‘태평양 원정대’를 운영하며 미성년자 성착취물 등을 유포한 대화명 ‘태평양’ 이 모(16) 씨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에게 배당됐다. 박사방 유료 회원 출신인 이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검거된 지난 2월까지 독자적인 성착취물 공유방을 운영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여성들은 오 부장판사의 과거 성범죄 사건 판결 이력을 언급하며 당장 재판부를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덕식 판사를 n번방 사건에서 제외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시작 하루 만인 27일 14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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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구하라·장자연 사건서 가해자 손 들어줘
불법촬영 485회 남성에 집행유예
성 착취 사건 가해자 솜방망이 처벌도
“오덕식은 청산해야 할 과거”

대표적인 사건은 고 구하라 씨 사건이다. 오 부장판사는 지난해 8월 연인 관계였다는 이유로 최종범 씨의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영상 내용이 중요하다’라며 변호인 측 반발에도 불법 촬영물을 확인했고, 판결문에 두 사람이 성관계를 나눈 횟수와 장소까지 적는 등 2차 가해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았다.

오 부장판사는 지난해 8월 고 장자연 씨를 강제 추행한 전 조선일보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생일파티에서 성추행이 있었다면 생일파티가 중단됐을 것”이라는 이유를 들기도 했다.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오 부장판사의 면죄부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그는 지난 2월 PC방, 미용실 등 화장실에서 약 3개월간 총 485회 불법촬영을 한 혐의를 받는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올해 담당한 불법촬영 사건에서 그는 모두 벌금형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초범이고, 범행을 깊이 반성하며,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라는 이유를 들었다.

성 착취 사건의 가해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기도 했다. 여성들의 사적 영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500만 원과 성관계를 요구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에게 오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과거 미성년자 음란물 등 1천여 개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전례도 있다.

29일 녹색당·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 등은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성 적폐 재판부에 여성들을 잃을 수 없다. 판사 오덕식은 옷 벗어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2019.11.29
29일 녹색당·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 등은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성 적폐 재판부에 여성들을 잃을 수 없다. 판사 오덕식은 옷 벗어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2019.11.29ⓒ녹색당

오 부장판사는 이처럼 성인지 감수성이 전무한 판결을 내려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올해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선정한 ‘성평등 걸림돌’ 중 하나로 선정됐다. 연합은 “이렇게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는 문제적인 인물이 여전히 성폭력 관련 재판을 맡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이번 재판뿐만 아니라 어떠한 성폭력 관련 재판도 맡을 자격이 없다”라고 질타했다.

신성연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성별 고정관념에 따라 판결한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보여준 오덕식 판사는 우리가 청산해야 할 과거”라며 “사이버 성폭력은 양형기준이 없어 판사의 재량이 큰 영향을 미친다. 변화의 기점이 돼야 하는 순간을 ‘성 적폐’ 판사에게 맡길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 사건 재판부 변경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오 부장판사는 지난해 3월부터 성범죄 전담 재판부를 맡고 있다.

한편 오 부장판사는 ‘태평양’ 이 씨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 첫 공판을 오는 30일에서 다음 달 20일로 변경했다. 이 씨의 혐의가 추가로 포착돼 검찰은 지난 26일 기일연기 신청서를 제출했다.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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