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이전과 동질 교육 제공받지 못해” 대학생 3천500여명 ‘등록금 반환’ 집단소송
등록금반환운동본부가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등록금반환운동본부가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한 학기 내내 비대면 수업이 이뤄져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는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전국 대학생들이 대학과 국가를 상대로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주축이 된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고 대한민국 정부와 대학은 대학생의 요구에 응답해 상반기 등록금을 즉각 반환하라”고 주장하며 학교 법인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지난 5개월 동안 전국의 대학생들은 대학과 교육부에 등록금 반환과 학습권 침해에 응답할 것을 요구해왔다”며 “하지만 대학은 어려워졌다며, 교육부는 ‘학생과 대학이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문제 해결을 회피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속된 불통과 외면 속에서 학생들은 민주사회에서 허락한 최후의 구제 수단인 소송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에는 지난 5월18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모집한 전국 42개 대학 3,500여명의 대학생들이 참여한다.

소송 대리인단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 따르면 이날 접수하는 소장은 2개다. 사립대 재학생들이 각 학교 법인과 대한민국을 상대로 하는 반환 소송과 국립대 재학생들의 반환 소송이다.

사립대의 경우 전국 26개 학교 학생 2941명이 참여하고, 국립대는 전국 20개 대학 소속 학생 517명이 참여한다. 사립대 중 2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원고로 참여한 학교는 계원예대, 홍익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한성대 등이다.

이번 소송을 통해 우선 대학생 측이 청구하는 반환 금액은 등록금의 4분의1 수준이다. 사립대의 경우 원고당 100만원, 국립대의 경우 원고당 50만원 정도다.

등록금반환본부 소속 대학생들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열린 ‘전국 42개 대학 3500명 대학생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 선포’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등록금반환본부 소속 대학생들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열린 ‘전국 42개 대학 3500명 대학생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 선포’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news1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변 소송 대리인단 박현서 변호사는 “이번 학기에 원고를 포함한 대학생들이 그 이전과 동질 교육을 제공받지 못한 건 자명한 사실”이라며 “모두가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데 대학에서는 그 피해가 오롯이 대학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결과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원격 수업만으로는 사실상 대학교육의 목적이 달성되기 어렵고, 대면 수업에 비해 현저히 질이 떨어지는 원격수업을 제공한 것만으로는 각 학교들이 원고들에게 재학 계약의 내용에 따른 완전한 이행을 한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각 대학에 채무불이행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학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함에 따라 학생들이 대학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됐고, 학생 행사 모두 취소됐기 때문에 등록금 중 실험 실습비, 시설 이용료, 학생활동지원비 등의 항목 상당액은 각 대학이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예술계열의 경우 다른 곳에 비해 더 등록금이 높고 실기 비율이 큰데 작업실을 사용하지 못하고 교수로부터 작품 피드백도 얻지 못하는 반면, 집에서 과제는 해야 하는 상황을 겪으면서 반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해 상당수 학생이 원고로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홍익대나 이대의 경우 대표적으로 적립금을 많이 쌓아놓은 곳인데, 이런 학교들이 재정 능력이 없다고 입장 밝힌 것을 보며 (학생들이) 더 큰 문제의식을 느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등록금반환본부 소속 대학생들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열린 ‘전국 42개 대학 3500명 대학생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 선포’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등록금반환본부 소속 대학생들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열린 ‘전국 42개 대학 3500명 대학생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 선포’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news1

류기환 청년하다 대표는 “이번 소송은 대학과 정부가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무시해 와서 시작됐다”며 “대학생들은 학기 시작 전부터 기자회견이나 면담, 설문조사 등을 통해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지만 대학은 교육부 지침이 없다는 이유로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학들이 반환 규정이 없기 때문에 반환할 수 없다고 답변했는데, 등록금을 아무런 기준이 없이 마음대로 책정해 왔기 때문에 환불에도 기준이 없는 것”이라며 “등록금 반환 요구는 단순히 내가 낸 돈을 반환하라는 요구가 아니고, 지금까지 무시당하고 침해 받았던 대학생들의 권리를 요구하는 의미가 함축된 행동”이라고 말했다.

최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대학생 1만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9.3%는 등록금을 반환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이 등록금 반환액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한 금액의 평균값은 등록금의 59%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전국 대학 한 학기 등록금 평균은 약 671만원이다.

김민주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