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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이재용 공소제기에서 일부 불법행위 제외돼…별도 고발 검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경영권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0.06.08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경영권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0.06.08ⓒ김철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불법 승계’로 기소된 가운데, 일부 범죄 사실이 공소제기에서 제외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참여연대는 16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공소장을 분석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상훈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검찰은 승계계획안 실행과정에서 드러난 에버랜드 부당지원과 삼성물산 사업포기 등 범행에 대해 별도로 공소제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0.57%에 불과한 적은 지분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자 지분을 가진 삼성물산과 자신 지분이 높은 제일모직(구 에버랜드)을 합병했다. 삼성물산 가치를 낮추고 제일모직 가치를 높이는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업무상 배임과 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은 삼성물산 가치를 떨어뜨리는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5차례 증자에 불참하도록 했으나, 검찰은 이를 별도로 공소제기하지 않았다.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은 증자 전 10.51%에서 증자 후 4.25%로 축소됐다.

삼성물산이 인수자금을 부담한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을 에버랜드가 단독 운영하게 한 내용도 범죄 사실로 언급됐으나 공소제기에서 빠졌다.

공익재단을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악용한 내용에 대해서도 공소제기가 이뤄지지 않았다. 피고인들은 합병 이후 삼성SDI와 삼성전기가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이 순환출자 규제에 걸려 처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삼성생명공익재단을 지배력 유지에 활용했다. 삼성SDI와 삼성전기의 에버랜드 지분이 줄면, 합병법인에 대한 이 부회장 지배력이 약해진다. 피고인들은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삼성물산의 자기주식을 취득하도록 했다. 자기주식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데, 이 부회장 지배를 받는 삼성생명공익재단에 해당 지분이 넘어가면 이 부회장 우호지분으로 활용이 가능해진다.

피고인들은 계열사 이익보다 이 부회장 이익을 우선해 주요 결정 사안을 뒤집기도 했다. 당초 삼성그룹 내 건설 사업을 하는 삼성물산·엔지니어링·중공업·테크윈 4개사의 건설·플랜트 부문을 통합하기로 했으나, 삼성물산에서 건설 부분이 떨어지면 합병이익이 감소하는 점을 우려해 중단했다.

이 변호사는 “이러한 불법행위들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엔지니어링·삼성생명공익재단 등 이익을 위한 이사들의 충실의무 차원에서 실행된 것이 아니라 이 부회장 승계 작업을 위한 미래전략실 지시로 이뤄졌다”며 “업무상 배임·허위 사실 공표·중요 사실 은폐 등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가 아닌 재벌총수 일가 이익을 위해 진행됐다는 점에서 추가로 정확한 경위 파악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삼성물산 주주와 삼성증권 고객의 개인정보를 공유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사실과 삼성증권 직원을 이 부회장 승계를 위한 의결권 확보에 동원한 사실 등도 공소제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공소장에서 범죄 사실로 적시됐으나 공시제기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을 정리해 별도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범죄 사실이 방대하다 보니 검찰은 중요 혐의만 공소제기에 넣으면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위중한 불법행위임에도 공소제기에서 제외된 부분에 대한 별도 고발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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