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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장갑차 추돌’ SUV 음주운전 확인...‘규정위반’ 미군은 경찰 조사에 묵묵부답
지난달 30일 밤 9시 30분께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중리 영로대교에서 미군 장갑차와 SUV 차량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밤 9시 30분께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중리 영로대교에서 미군 장갑차와 SUV 차량 추돌사고가 발생했다.ⓒ뉴시스

보름 전 경기도 포천에서 SUV 차량이 미군 장갑차를 추돌해 SUV 탑승자 4명 전원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 사고 당시 SUV 차량을 운전했던 2명이 모두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장갑차 운행 관련 내부규정과 한미 합의를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는 미군 측은 경찰 수사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17일 포천경찰서는 “운전자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운전면허 취소 수준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나왔다는 내용의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오후 9시 30분께 포천시 영로대교에서 SUV 차량이 미군 장갑차를 추돌해 SUV에 타고 있던 A씨 등 50대 부부 2쌍이 모두 숨지고 미군 운전병은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운전하던 A씨와 영로대교에 진입하기 전까지 운전하던 B씨 2명의 시신 부검을 국과수에 의뢰한 결과 A씨와 B씨 모두 혈중할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을 넘는 0.1%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SUV 탑승자가 모두 사망해 사고 직전 운전자가 B씨에서 갑자기 A씨로 바뀐 정확한 경위를 밝혀내기는 어렵지만, 술에 취한 B씨가 운전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A씨가 나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에어백 모듈에 내장된 데이터 기록장치(EDR)를 분석한 결과, 사고 당시 A씨는 시속 100㎞ 이상의 빠른 속도로 달린 것으로 추산됐다.

장갑차 운행규정 위반도 쟁점...경찰 조사에 답변 없는 미군

SUV 운전자의 음주운전 사실이 확인된 것과 별개로, 장갑차 운행과 관련한 미군 측의 내부규정 및 한미 합의 위반 여부 역시 이 사고의 중요한 쟁점이다. 사고 당시 미군은 장갑차 선두와 후미에 호송차량을 동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8군 내부규정과 2003년 한미 양국이 합의한 ‘훈련안전조치’에는 장갑차 궤도차량이 일반도로를 주행할 때 선두와 후미에 호송차량을 동반하도록 돼 있다.

경찰은 SUV 운전자가 사고 직전까지 미군 장갑차가 앞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후미등 없는 장갑차에 대한 시야를 보조하는 호송차량이 없었다는 점도 사고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영로대교에 장갑차가 진입한 이후 한참 후에 SUV 차량이 들어온다. 두 차량 간 거리가 꽤 있어 미군 장갑차가 앞에서 서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들이 알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충돌할 때의 영상은 복원이 안됐다. 그런데 CCTV와 여러 장치들을 분석한 결과, 충돌 직전까지 장갑차를 못 본 것 같다. 그러다가 충돌하면서 45도 정도 왼쪽으로 틀은 것까지 분석 결과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운전자의 음주 여부와 함께 미군 군용차량이 이동할 때 선두와 후미에 호송차량을 동반하지 않았다는 규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주요하게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전날 사고 당시 미군 장갑차 운전병을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이 지난 2일 미8군과 한미연합사령부에 군용 차량 이동 관련 규정 등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고, 지난 7일 국방부에도 추가로 요청했는데 미군과 국방부 측에서 답변을 보내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문이 오면 종합적으로 판단해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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