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사유] 김어준의 TBS ‘뉴스공장’ 출연료는 개인정보일까 공공정보일까

최근 TBS ‘뉴스공장’의 김어준 출연료 규모와 공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 전후로 야당인 국민의힘 측에서는 진행자인 김어준의 출연료가 회당 200만원에 이르며 지난 2016년 9월부터 받은 출연료가 총 22억여 원에 달해 지역 공영방송인 TBS가 정치 성향이 편향적인 방송인에게 과도한 출연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TBS 측에 김어준의 출연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대해 TBS 측은 개인정보와 영업비밀이라는 익숙한 이유로 출연료를 공개를 거부했다. 사안과 여론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정보공개를 거부한 TBS의 결정은 유감이다.

고민이 짧았던 탓인지 재보궐 선거는 끝났지만 국민의힘 측의 의혹제기는 집요하게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지난 5월 2일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계약서도 없는 김어준의 하루 출연료 200만원의 명분을 만들어 주기 위해 TBS가 기존 110만원을 출연료 한도로 정해놓은 제작비 규정을 2020년 4월 2일에 200만원까지 인상하고 대표이사 방침에 따라서는 200만원도 초과하는 출연료를 지급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물론 제작비 규정은 당시 법인화를 추진했던 TBS의 조직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개정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맥락을 차치하더라도 TBS 측이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논란의 국면을 전환하지 않으니 국민의힘은 사실상 느긋하게 공격의 고삐를 더욱 죄어오는 중이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뉴스1

사실 국민의힘 측이 김어준의 출연료 공개에 대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부터 매년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반복되어 공개가 요구된 바 있다. 그런데 그때마다 서울시 측은 이를 개인정보와 영업비밀이라며 국정감사에서조차 정확한 출연료를 공개하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것이 사실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정권과 서울시정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남아있고 그것을 그나마 체감할 수 있었던 마지막 시기여서 일개 지역 공영방송 라디오 진행자의 출연료에 대한 시비가 국민들에게도 딱히 큰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듯하다.

그런데 지금은 당시와 여론이 사뭇 다르다. 국민들의 정권·여당에 대한 분노와 심판론이 끝을 모르고 거세지고 있다. 이 정권 아래서 행해졌던 공공기관의 온갖 행정들 하나하나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는 상황이다. 그런데 정작 이 논란의 당사자인 TBS와 김어준의 대응 태도를 보면 오히려 논란을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키우고 있다. TBS는 “출연료 자료는 민감한 개인소득 정보”라며 김어준의 동의 없이는 공개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하고, “연간 7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낸다”며 아무도 물은적 없는 방송수익을 이야기한다. 김어준은 자신의 출연료와 관련한 언론 보도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게 나라가 망할 일인가”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물론 이 ‘나라가 망할 일도 아닌 일’에 제1 야당 국회의원 몇 명이 악착같이 달라붙어 이슈화하고 어떻게든 오랫동안 쟁점화하려는 국민의힘 측의 의도는 속 좁고 치졸하다. 그러나 치졸함에 대해 같은 수준의 치졸함으로 대응하는 것은 지금 상황을 조금도 바꿀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이 논란을 중계하고 있는 언론들을 오염시키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의 정신건강마저 악화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TBS의 전환적인 사고가 시급하다고 보인다.

TBS의 주장처럼 김어준의 출연료는 정말 어떤 일이 있어도 공개되지 않고 보호되어야 할까? 답변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TBS가 지급한 김어준의 출연료는 김어준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여러 수입 중 하나로 개인소득과 관련된 정보인 것은 사실이다. 반면에 TBS는 서울시의 산하 출연기관으로 시민의 세금으로 설립된 엄연한 공공기관이다. 따라서 TBS와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공공기관의 예산의 집행·지출이다. 그러므로 TBS의 김어준에 대한 출연료 지출은 공공정보이기도 하다. 다만 ‘개인과 관련된 정보가 포함되어있는 공공정보’라고 할 수 있다.

TBS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TBS 유튜브 캡처

김어준의 출연료가 이처럼 ‘개인과 관련된 정보가 포함되어있는 공공정보’이기 때문에 김어준의 출연료 공개에 대해 김어준의 동의가 없으면 공개할 수 없다는 TBS의 해명은 사실이 아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 제9조제1항제6호에서는 성명·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제1호에 따른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공익적 목적이나 개인의 권리 구제를 위해서는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예산지출의 투명성과 책임성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위해서는 충분히 공개할 수 있는 정보라는 이야기다. TBS가 김어준의 출연료를 공개하고자 함에도 김어준이 극구 비공개를 원한다면 김어준은 ‘정보공개법’ 제21조에 따라 TBS에 이의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을 제기하면 될 일이다. 따라서 TBS는 김어준의 동의가 없어서 출연료와 관련된 정보들을 공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의 문제 제기로 공개가 요구되었기 때문에 공개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김어준 출연료 논란의 가장 큰 문제는 논란 자체가 아니라 논란이 진행되는 방향이 합리적인 문제 해결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물론 이때 가장 큰 피해자는 치졸한 비판과 궁색한 변명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이다. 소모적인 논란의 전환을 위해서는 정보공개가 유일한 길이다. TBS가 그간 김어준의 출연료를 비롯한 ‘뉴스공장’의 제작비를 공개하고 그간 해명한 것과 같이 ‘뉴스공장’으로 인해 연간 70억을 넘는 수익을 발생시킨 증거도 함께 공개해 논란을 끝내면 될 것이다. 만약 해명과는 달리 수익 대비 제작비, 그리고 출연료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것이라면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하면 될 일이다. 계약서가 없는 것이 문제라면 앞으로 출연료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계약서 작성을 제도화 하면 된다. 그런데 왜 TBS와 김어준은 왜 ‘나라 망할 일이 아닌 일’이 나라가 망할 일로 보이록 방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소모적인 논란에서 국민들의 눈에 유일한 승자는 “김어준 씨가 (뉴스공장을)계속 진행해도 좋다. 다만 교통정보를 제공하시라”고 상대를 쿨하게 인정한 오세훈 서울시장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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