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범죄 영장은 공수처에 신청 가능’ 공수처 규칙에 대검 반발

공수처 “그럼 검사 비위를 검찰에 영장 신청하라는 거냐” 반박

검찰 자료사진ⓒ뉴시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실무 절차를 규정한 사건사무규칙을 제정해 공포하자 대검찰청이 반발했다. 이에 공수처와 대검이 또다시 장외전을 벌였다.

공수처는 4일 오전 수사 실무 절차를 규정한 사건사무규칙을 공포하고 이날 바로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3편 35개조 및 25개 서식으로 이뤄진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은 사건의 접수부터 수사, 이첩 절차, 공판수행 등 사건사무 처리의 전반적인 업무 절차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검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어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은 법적 근거 없이 새로운 형사절차를 창설하는 것으로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형사사법체계와도 상충될 소지가 크다"며 공수처의 사건사무규칙 제정 자체에 반발했다.

그러자 공수처는 추가 입장문을 내고 "사건사무규칙은 공수처법 제45조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대통령령에 준하는 효력이 있다"며 '법적 근거가 없다'는 대검의 주장을 일축했다.

구체적으로 대통령·국회의원 등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수사권을 보유하지만, 기소권이 없는 사건에 대해 공수처가 수사를 종료하면 공소제기 요구 결정 또는 불기소 결정을 하도록 하고 서울중앙지검에 사건 기록 등을 송부하도록 한 부분을 두고 논란이다.

대검은 "공수처가 수사 후 검찰에 송치해야 하는 사건에 대해 공수처가 불기소 결정을 하도록 규정한 것은 법률상 근거가 없고, 고소인 등 사건관계인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공수처법 제27조는 공수처의 불기소 결정권을 명문화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공수처법 제27조(관련인지 사건의 이첩)는 '공수처장은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하는 때에는 해당 범죄의 수사과정에서 알게 된 관련 범죄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자료사진ⓒ김철수 기자

경찰 등 사법경찰관이 판·검사와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사건을 수사할 때 공수처 검사에게도 강제수사를 위한 영장 신청을 가능하도록 한 사건사무규칙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대검은 "검사 등의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해 사법경찰관이 공수처에 영장을 신청하도록 규정한 것은 형사소송법과 정면으로 상충될 뿐만 아니라, 사건관계인들의 방어권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를 방지하기 위해 공수처에 검사에 대한 공소권이 부여된다"며 "대검의 주장은 검사 비위에 대해 검찰에 영장을 신청하라는 뜻으로 검사 비위 견제라는 공수처법에 반한다"고 반박했다.

공수처는 헌법재판소가 지난 1월 28일 공수처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명백하게 인정했다고 언급하면서 "검찰은 헌재의 결정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건사무규칙은 공수처 내부의 규정 성격으로 다른 기관에 대한 강제성이 없어 이를 둘러싼 공수처와 검찰 간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우리 헌법과 법령 체계에 부합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실무상 불필요한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향후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각자 법률에 따라 주어진 권한을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국가의 반부패 대응 역량 유지, 강화에 함께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수처도 "검찰을 포함한 다른 수사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지향하고 법률에 따라 주어진 소임을 다하면서 기관 간 협력을 통해 국가 전체의 반부패 수사역량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민중의소리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은 모든 기자들에게 전달되고, 기자후원은 해당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최지현 기자 응원하기

많이 읽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