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백신 구매 제안, 상식적으로 불가능..계약금 줬다면 사기 당한 것”

전문가들 “기존에도 백신 부족 상황 이용한 사기 행위 굉장히 많아” .

권영진 대구시장ⓒ뉴스1

대구시의 화이자 백신 구매 추진에 대해 한국 화이자가 '불법'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대구시가 사기를 당한 것"이라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질병관리청 감염병 대책위원회 전문위원인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4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3000만명 정도 접종할 대량 백신을 지자체에 직접 공급한다고 제안이 왔을 때 이미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대구시는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 측과 접촉할 수 있는 글로벌 무역업체를 통해 3000만명 분의 백신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이를 정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정부는 대구시의 제안에 대해 "정상 유통 경로가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 화이자 역시 전날 공식 입장을 통해 "해당 업체의 제안은 합법적으로 승인되지 않은 것"이라며 문제의 업체에 대한 법적 조처를 예고했다.

논란이 되자 대구시는 "메디시티 대구협의회에서 논의해 왔고 대구시는 일부 지원해주는 형태"라는 입장을 밝히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엄중식 교수는 "계약금이 건너갔으면 사기를 당한 것이고, 그 전 단계라면 사기 직전에 마무리가 잘 된 것으로 보는 그런 상황이 맞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엄 교수는 대구시 사례와 같이 현실성 없는 제안들이 의료계에도 다수 들어오고 있다고 전하면서 사기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신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치료 효과나 예방 효과가 있다는 어떤 약물이나 식품 같은 것들과 관련해서 홍보물이나 이메일이 개인은 물론 의사 단체나 의료계에 굉장히 많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백신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급한 마음을 이용하는 사기행위가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시가) 이런 안 좋은 의도로 접근한 사람들과 접촉이 있었던 걸로 보여진다"고 사기 피해를 의심했다.

앞서 정부에도 대구시가 받았던 제안과 비슷한 제안이 들어온 바 있어, 이미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검토됐다는 정부측 관계자 지적도 나왔다.

같은 날 배경택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대외협력총괄반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실은 일부 회사나 개인들이 정부에 접촉해서 '백신을 생산하는 업자를 잘 알아서 백신 일부를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이 있을 것 같은데 관심이 있느냐' 이런 요청을 해온 경우가 몇 번 있었다"면서 "저희가 그런 것들은 듣고서 알아봤더니 대부분 현실성 떨어지는 일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배 총괄단장은 이 같은 제안을 해오는 업체들에 대해 "주로 대외무역을 해서 외국 사람들하고 외국에 관련되는 다른 업계들하고 얘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허가를 받아야 되는 의약품의 경우, 사실은 일반 무역상 같은 분들이 취급하면 정부가 정하는 운송 기준, 콜드 체인이 제대로 됐는지 정부가 확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도입해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진짜 백신을 공급하느냐는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엄격한 유통과정을 개인 무역상이 맡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대구시가 공개적으로 제안을 하기 전에 정부와 소통했다면 이번 같은 소동은 없었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배 총괄단장은 "지방정부들하고 같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하는데 그런 자리에서 혹시 얘기를 조금만 먼저 해주셨으면 그 안에서 논의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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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겸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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