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지하철의 재정악화 노동자에게 떠넘길 일인가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구조조정안 발표에 따른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세다. 최근 개최된 서울교통공사 노사 단체교섭에서 공사는 2천여 명의 인력감축을 포함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제시하며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자구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가 거세게 항의하며 교섭은 20분 만에 중단되는 파행을 겪었다.

서울교통공사의 재정적자는 코로나로 인한 운행단축이 겹치며 크게 늘어 올해 1조 6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2017년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는 23년 만에 서울교통공사로 통합됐지만, 두 기관이 비효율적으로 분리운영되며 쌓여온 적자에 대한 근본적인 해소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의 재정악화는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지하철 운임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무임승차에 대한 정부의 보상지원이 없는 것에 기인한다는 대체적 분석이다. 1호선에서 4호선 구간에 전동차를 함께 운행하고 있는 철도공사의 경우 정부에서 지원하는 보상이 있다는 점에서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공공교통수단에 대해 적절한 정부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적자 구조는 해소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요금을 인상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따르니 적자를 노동자에게 떠넘겨 인력을 줄이자는 것은 부당하다.

구조조정안을 둘러싼 노사 갈등 이면에는 서울시의 정책변화가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고 서울교통공사에 경영합리화 등 자구노력을 주문하며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역시 이 점을 숨기지 않았다. 교섭 자리에서 노조가 구조조정안이 시장의 요구인지를 묻자 공사는 서울시의 강력한 자구책 마련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고 한다.

노조는 세월호 참사와 구의역 사고를 거치며 국민의 생명안전을 중시하고, 노동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거듭난 노력을 되돌리자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노조의 우려처럼 근무제도 개악과 업무효율화, 외주위탁을 통한 인력 감축은 지하철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 분명하다. 정부와 서울시, 공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서울지하철을 이용하는 수도권 시민과 이를 운영하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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