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선 당대표’ 이준석 앞 시험대, ‘부동산 비위’ 의원들 쳐낼 수 있을까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당선자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1.06.11ⓒ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11일 한국 정당사 최연소 당 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향후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소속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비위’ 문제와 관련한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비위’ 의혹 조사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민주당이 전원 탈당 권유라는 초강수를 두자 부담을 느낀 국민의힘은 권익위 조사를 회피하려 감사원에 전수조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감사원으로부터 현행법상 국회의원 조사가 불가하다는 회신을 받고 등 떠밀려 권익위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 대표로선 대표 선출 전 원내 지도부가 뒤늦게라도 조사 방식에 대한 입장을 정했다는 점이 그나마 부담이 줄어든 측면이다. 민주당 전수조사 기간이 2개월 조금 넘게 걸린 점을 감안하면 의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국민의힘 전수조사 결과는 그보다 더 빠르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권익위 조사를 거쳐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비위’가 드러났을 때 이후의 상황이 문제다. 지도부 차원에서 그 결과를 온전히 인정할 것인지, 그리고 결과를 인정한다면 비위 의원들에 대한 조치 수위, 비위 대상 의원들 및 당내 중진들과의 마찰 가능성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우선 국민의힘이 그동안 권익위 조사의 공정성과 신뢰성 우려를 이유로 권익위 조사를 회피하면서 감사원에 과도한 구애를 해왔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비위 문제가 민주당에 비해 더 심각한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의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당내에서 권익위 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지도부 선출에 앞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의를 위해 권익위에 당 소속 의원 전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맡기기로 했다”면서도 “여전히 권익위의 객관성과 전문성,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가시질 않고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아울러 “민주당 출신 전직 의원이 위원장이고,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 부위원장이 재직하고 있는 권익위가 과연 공정한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되고 있다”며 “권익위가 정부기관인지, 정치조직인지 헷갈릴 지경”이라고 신뢰성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의 인식은 권익위를 바라보는 당내 주류적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권익위 조사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셈이다.

향후 권익위 조사 결과 수용 여부에 대한 당내 이견들이 어떻게 표출될지, 이 대표가 이를 어떻게 조율하고 정리해나갈 것인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에 앞서 권익위에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의뢰한 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등 비교섭단체 정당들이 조사 결과를 두고 보여줄 반응도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 대표는 대표 선출 수락연설 직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권익위 조사를 의뢰한 것 자체에 대해 “큰 문제 없는 판단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 중 일부가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와 당의 초강경 조치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 등에 비춰봤을 때, 비위가 있는 것으로 지목될 국민의힘 의원들 중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지도부 내부나 중진들 사이에서 조치 방향에 대한 이견이 표출될 수 있는 상황도 이 대표로선 난관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로선 ‘공정’의 기치를 내걸었던 만큼, 비위가 지목된 의원들에 대한 조치 역시 그에 걸맞아야 한다는 여론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강경 조치를 기본으로 하되, 아직 지도부의 탈당 권유에 응하지 않은 민주당 의원들의 최종 탈당 여부를 1차적 조건으로 삼고 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최근 민주당 (부동산 비위) 대상자 중 8명이 당 의사를 수용하고 나머지는 억울한 입장을 주장한다. 그것 또한 국민 판단의 잣대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진행상황을 보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국민의힘이 더 엄격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나올 권익위 조사 결과에 따라 공정성·신뢰성 의심을 근거로 또 다른 물타기 전략을 내세울 여지도 남겨뒀다.

이 대표는 “일각에서는 특검 이야기도 나오고, 의원들의 (부동산 관련) 자료를 검찰에 일괄해서 내사 자료로 내고 내사를 받자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분들도 있다”며 “이런 건 더 엄격한 판단을 받겠다는 원칙 하에 내부적으로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엄격한 원칙을 통해 (다른 방식의) 검증을 받게 되면 민주당도 전문성과 업무분장에 따라 조금 의아했던 권익위 판단보다 더 엄격한 판단을 받아야 될지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익위 조사와 별개로 검찰 등 다른 기관에 내사 자료를 선제적으로 제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민주당에 다른 차원의 검증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이 경우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기존 수사 주체인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 결과와의 경합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민중의소리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은 모든 기자들에게 전달되고, 기자후원은 해당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강경훈 기자 응원하기

많이 읽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