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칼럼] 매일 먹는 김치 속 배추엔 어떤 효능이 있을까

조선시대 의서 방약합편, 동의보감에서 짚은 배추의 효능

한국 음식 하면 가장 떠오르는 음식이 '김치'입니다. 김치는 종류가 참 많고 지방마다 집마다 맛도 다 다릅니다. 그래도 가장 흔하게 많이 먹는 김치는 '배추 김치'가 아닐까요.

매일 먹고 있는 김치 속 배추, 과연 어떤 효능이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래서 오늘은 한의학에서 배추를 어떻게 보고 있는 지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조선 말기의 의서 방약합편(方藥合編)에는 다양한 처방과 음식, 약재들의 약효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배추를 '숭채(菘菜)'라고 하는데, 효능에 대해 이렇게 정리해 놓았습니다.

菘菜甘凉 淸利極 下氣止渴 解酒食(숭채감량 청리극 하기지갈 해주식)
:숭채는 미감 성량하다. 위와 장의 청리를 잘하며, 하기 지갈하고, 주독과 식독을 푼다.

해석을 봐도 무슨 말인가 싶으실 텐데요. 하나씩 풀이해 보겠습니다. '숭채가 미감 성량하다'는 구절은 기본적인 맛과 성질을 설명한 것입니다. 배추의 맛이 달고 성질은 시원하다는 뜻입니다.

13일 전라북도 임실군 신덕면의 한 배추 농가에서 농민들이 김장에 사용될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2020.11.13.ⓒ사진=임실군청

보통 체질에 따라 차가운 것을 먹지 말라든가 따뜻한 것을 먹으라든가 하는 이야기들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의학에서는 약재들의 성질을 뜨거운 것-열(熱), 따뜻한 것-온(溫), 평범한 것-평(平), 시원한 것 량(凉), 차가운 것- 냉(冷)으로 크게 구분합니다. 이 중 배추의 성질을 '시원하다'고 본 것입니다.

그럼 평소에 '배가 차니 차가운 걸 먹는 걸 삼가라'는 말을 들으셨던 분들은 조금 안 맞으실 수 있겠죠? 반대로 속에 열이 많으신 분들의 경우엔 좀 시원하게 해줄 수도 있겠구나 하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다음 구절을 보면 '위와 장의 청리를 잘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청리는 시원하게 잘 내려가게 한다는 뜻입니다. '시원하게 해준다'는 의미와 '잘 내려가게 한다'는 의미가 같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 위와 장에서 열이 나고 음식이 잘 내려가지 못하고 있을 때 배추가 좋은 해결책이 되겠죠.

이어 보면 '하기'는 기를 아래로 잘 내려준다는 의미입니다. 청리도 잘하는데 하기까지 해주니 뭔가를 아래로 잘 내려주는 효능이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지갈'은 갈증을 멈춰준다는 의미입니다. 뭔가를 먹었는데 막 열이 나면서 잘 내려가지도 않고 갈증이 나신 적 있죠? 어떤 때 그랬나요?

보통 술을 많이 마신 다음에 그렇죠. 바로 뒤에 오는 구절에서 이를 짚고 있습니다. '주독(酒毒)'은 술로 인해 생긴 독이고, 식독(食毒)은 음식으로 인해 생긴 독인데 이를 풀어준다고 합니다.

방약합편의 분석 내용을 종합해 보면, 배추는 소화기에서 뭔가가 잘 안 내려갈 때 시원하게 내려가게 해주고 갈증도 멎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특히 매운 음식을 먹고 체했을 때나 술을 먹고 해장이 필요할 때 참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해당 구절에 달린 주석을 보면, '피부병이 있는 사람이나 위장에 차가운 사람은 안 먹는 게 좋다'는 내용도 나옵니다. 앞에서 배추의 성질이 차다고 했었죠. 이에 따르면 속이 찬 사람은 배추가 조금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강원도(도지사 최문순)는 수출전략품목인 김치수출 다변화를 위해 신규시장개척을 위한 박람회․판촉행사 지원, 현지소비 패턴에 맞는 제품개발 지원 등 도내 김치수출기업, 유관단체와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뉴시스

우리는 배추를 보통 어떻게 먹나요. 앞에서 짚은 것처럼 김치로 먹기 때문에, 배추에 매운 고추가루와 마늘, 생강, 파 등이 더해집니다. 그렇다면 괜찮습니다. 방약합편에서도 배추를 많이 먹어 부작용이 생겼을 때는 생강을 먹으면 풀린다고 나와 있습니다.

잘 알려진 조선시대 의서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배추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오는데, 방약합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 번 살펴볼까요.

- 창자를 잘 통하게 한다. 국이나 김치나 생채를 만들어 늘 먹는다.
- 가슴 속의 번열을 풀며 사열을 없앤다. 배춧국을 끓이거나 김치를 만들어 먹는다.
- 술을 마시고 나는 갈증을 없앤다. 배춧국을 끓여 먹든 김치를 만들어 먹든 다 좋다.
- 소갈을 치료하는데, 늘 먹으면 아주 좋다. 그리고 즙을 내어 먹어도 역시 좋다.

배추를 김치 또는 국으로 만들어 늘 먹으면 좋다는 내용이네요. 이렇게 배추의 효능은 조상들에게도 두루 알려진 것이었습니다. 평소에 자주 체하시거나 술을 많이 드시는 분들이라면, 오늘 저녁은 배추 김치에 시원한 배춧국 한 그릇 드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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